"메가와티, 남편부터 단속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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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인도네시아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크리스티아디(사진) 수석부소장은 요즘 떠오르는 TV 스타다. 콕 찌르는 입심으로 정부를 공격하고, 명쾌한 논리로 대안을 제시하는 솜씨가 일품이기 때문이다.

25일 오후 자카르타 타나아방 거리에 있는 CSIS 내 집무실에서 만난 크리스티아디 부소장은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남편부터 잡아놔야 한다" 고 말했다. 검은 돈에 깊숙이 관련돼 있다는 소문이 자자한 메가와티의 남편 타우픽 키마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 정말 키마스는 문제 인물인가.

"키마스가 폴 울포위츠(미 국방부 부장관)를 워싱턴에서 만났을 때 처음 들은 얘기가 '당신 사업 때문에 부인을 곤란하게 만들지 말라' 는 경고성 당부였다. 미국이 아는 일을 우리가 모르겠는가. 만일 메가와티가 남편을 단단히 붙잡는 데 실패한다면 제2의 수하르토, 제2의 와히드가 되지 말란 보장이 없다. "

- 메가와티 대통령 취임을 둘러싼 합법성 논란이 일고 있는데.

"관계 없다. 민심은 합법.비합법 여부를 뛰어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호한 헌법과 법률은 하루빨리 뜯어고쳐야 한다. "

- 정파간 이해가 얽혀 있어 헌법 개정이 쉽지 않을텐데.

"그래서 내가 늘 주장해 온 것이 '헌법 혁명' 이다. 이젠 헌법을 개정하는 수준이어선 안된다. 아예 새 헌법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헌법기초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 이 정권이 끝나기까지 3년의 시간이 있다. 그동안 초안을 만들어 국민토론에 부쳐야 한다. 메가와티는 이 일만 제대로 해도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다. "

- 메가와티의 자질은 어떤가.

"충분히 스마트하다. 그러나 그런 논의는 이제 부질없다. 메가와티의 능력은 이미 정당 결성과 부통령직 수행에서 입증되지 않았는가. 이제 메가와티에게 힘을 모아줄 때다. "

자카르타=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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