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안혜리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춘추전국시대 속 국내 브랜드 약진
스타벅스·커피빈 등 해외 브랜드들이 직영점 위주로 점포를 확장해나가는 사이 국내 브랜드들은 가맹점을 모집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엔제리너스·할리스·카페베네·탐앤탐스 등이 대표적이다. 아직 스타벅스(323개) 점포 수에는 못 미치지만 3월 말 기준으로 엔제리너스와 할리스가 각각 256개, 22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그 뒤를 커피빈(200개)과 카페베네(170개)·탐앤탐스(168개)가 따르고 있다.
강 대표는 “해외 유명 브랜드들은 매출액의 약 5%를 로열티로 지불해야 하지만 국내 브랜드들은 가맹점으로부터 2~3% 선의 로열티만 받기 때문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선권(오른쪽) 카페베네 대표이사가 1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점에서 손님이 주문한 커피를 내고 있다. 김 대표는 아이스크림은 물론 케이크·와플 등 간단한 간식 메뉴를 준비해 다른 카페와 차별화했다. [김상선 기자]
카페 같은 분위기로 차별화
[중앙포토]
운영 쉽지만 수익률 높지 않아
커피전문점은 투자 대비 수익률이 낮다는 게 가장 큰 약점이다. 운영이 쉽고 남 보기 좋다는 점에 이끌려 큰 고민 없이 창업했다가 후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생계형 창업자 중엔 손해를 보고 점포를 넘기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
서울 상계동에서 중저가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를 창업한 김모(여·45)씨는 총 1억5000만원을 들여 33㎡ 규모의 테이크아웃형 점포를 열었다가 1년 만에 2000만원의 손해를 보고 최근 점포를 넘겼다. 월평균 300만~400만원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본사의 말을 믿고 시작했지만 100만~200만원 남기기도 힘들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프리미엄 커피전문점의 투자 대비 수익률을 연 15~20%, 중저가 커피전문점은 10~15% 내외로 본다. 4억원을 투자해 프리미엄 커피전문점을 내면 연 6000만~8000만원의 이익을 낸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이 정도의 수익도 입지 등 조건이 좋을 때 가능한 얘기다.
주택가라면 더 신중해야
커피전문점은 점포 입지가 매우 중요하다. 중·서민층 주택가 상권에서는 아직 원두커피 수요가 많지 않아 생계형 창업을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그렇다면 단순히 주택가만 피하면 될까. 아니다. 손님이 많은 곳은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프리미엄 커피전문점의 경우 고객 확보에 유리한 동선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주말이나 휴일에 매출이 급감하는 지역인지 여부도 검토해 이를 피하는 게 좋다.
프랜차이즈 선택 땐 본사 건전성 살펴야
커피전문점의 수익률은 그다지 높진 않지만 차별화한 점포로 승부하면 틈새는 충분히 있다. 미국은 인스턴트 커피에 비해 프리미엄 커피 등 원두커피 점유율이 80% 선이다. 하지만 국내는 20%에 불과해 향후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 커피전문점 시장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커피에 대해 전문 지식이 없고 특별한 운영 노하우도 없는 초보자라면 프랜차이즈 창업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단 창업 전 해당 가맹본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커피 시장의 전망만을 보고 무작정 해외 유명 브랜드를 들여오는 경우도 많은 만큼 브랜드 이름보다는 가맹본부가 사업을 전개할 능력이 있는지를 철저히 체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