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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의 비경 울릉도 피서객 유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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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바다 한가운데 나무가 울창한(鬱)큰 언덕(陵)같은 섬.

울릉도(鬱陵島)는 숲이며 섬이다. 한반도의 막내 독도(獨島)의 든든한 형 울릉도는 그렇게 사철 푸른 모습으로 동해 바다에 떠 있다.

둥근 자갈이 물살에 구르며 발등을 간지럽히는 바닷가.

먼 바다에 떼지어 불을 환히 밝힌 어선들은 바닷속을 춤추는 오징어와 열대야(熱帶夜)를 피해온 피서객을 동시에 유혹하고….

태고의 원시림사이로 바라보이는 비취빛 바다는 시공(時空)을 잊게 한다.

강원도 묵호항.경북 포항에서 2~3시간여 만이면 발을 디딜 수 있는 울릉도 관문 도동항은 부두 특유의 활발함으로 관광객을 맞는다.

멀미에 시달린 사람들은 식당에 들러 물회(1만원)를 먹는다. 오징어와 제철에 나는 물고기를 채로 치고 간장.땅콩.깨소금으로 간을 맞춘 물회의 시원한 맛은 멀미 뒤에 더욱 별미다.

울릉도 일주는 도동~남양~구암을 잇는 14.6㎞의 섬 남부 해안도로(왕복 2차로)를 달리며 시작된다.

육지에 오르려는 거북이, 포효하는 사자, 곰.돼지 등 기암괴석이 만들어내는 '동물의 왕국' 이 이어진다.

해안도로는 울릉도 남서쪽 구암에서 끊기고 이제 구암~태하를 잇는 가파른 태하령(왕복 1차로)을 넘어야 섬 북단에 닿는다. 지프택시나 소형 버스만이 가까스로 넘어가는 태하령은 솔송.섬잣.너도밤나무 군락지다.

태하에서 현포~천부~죽암~섬목을 잇는 북쪽 해안에도 기이한 형상의 바위들이 줄을 잇는다.

허공을 향해 입벌린 악어.바닷물을 마시는 코끼리, 하늘을 넘보는 송곳, 바다 풍경에 넋을 잃다 하늘로 올라가는 시간을 놓치는 바람에 돌이 된 세 명의 선녀(三仙巖) 등….

도로는 섬목에서 끊긴다. 두시간 간격으로 저동이나 도동항으로 떠나는 유람선(3천5백원.25분 소요)을 타면 배 뒤로 갈매기가 동행한다.

중간에 경유하는 죽도(竹島.입장료 1천2백원)는 한시간이면 넉넉히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섬. 대나무.후박나무 무성한 외솔길을 따라 걷다보면 세파의 시름이 저만치 사라진다.

성인봉(9백84m)도 울릉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 도동~안평전~성인봉~나리분지~천부코스를 가장 많이 찾는다. 도동~안평전 구간은 가파르고 지루한 포장도로여서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안평전에서 성인봉을 거쳐 천부까지 5~6시간이면 여유 있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자세한 여행정보는 울릉군청(http://www.ullung.kyongbuk.kr), 울릉도닷컴 홈페이지(http://www.ullungdo.com)에서 얻을 수 있다.

길을 잃거나 곤란한 경우에 처하면 서면파출소 양진수 경장(016-535-3739)이 친절하게 도와준다.

◇ 먹거리오징어를 재료로 한 회.불고기.내장탕 등은 육지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울릉도의 별미. 육지 것보다 네배 정도 큰 홍합을 잘라 넣고 간장으로 간을 맞춘 홍합밥(1만원)도 유명하다.

마늘 맛이 나는 명이 나물은 울릉도 약소 불고기를 싸 먹으면 특히 맛있다. 회를 즐기는 미식가라면 울릉도 인근에서 잡은 싱싱한 돌돔(㎏당 8만~10만원)을 맛보는 것도 권할 만하다.

풍부한 일조량과 깨끗한 수질 덕에 맛이 뛰어난 울릉도 호박을 가공한 호박엿은 여행 중 좋은 간식 거리. 울릉도 인심처럼 아무리 비틀고 잡아당겨도 누런 호박 빛깔이 변하지 않아야 제대로 된 호박엿이다.

서면 남서1리 농협 호박엿 공장에서는 삶은 호박과 옥수수 전분을 섞은 조청이 엿가락으로 변모하는 신기한 과정도 구경할 수 있다. (054-791-0165.)

◇ 숙박과 체험=성수기에는 예약하지 않으면 현지에서 방을 구하기가 어렵다. 숙박시설은 대도시에 비해 다소 떨어져 호텔도 대도시의 장급 여관 정도다.

울릉호텔(054-791-6611)등 대부분의 숙박 시설은 도동항에 밀집해 있다. 한적한 밤 바다를 즐기고 싶다면 남양.태하.천부의 조용한 민박을 찾는 게 좋다.

북면 추산동의 추산일가(054-791-7788)가 그 중 하나. 해안 절벽 위에 지어져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매실나무 2백그루를 가꾼 울릉도 관광농원여관(02-791-3333)도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울릉도에서 가족과 함께 바다 낚시를 즐기는 것도 좋다. 울릉낚시(054-791-5255)등 낚시 장비 대여점에서 두칸대 낚싯대(하루 2천원)를 빌려 갯바위 위에 앉으면 꺽지.아지 등 손바닥 만한 물고기를 쉽게 잡을 수 있다.

◇ 교통=묵호(강원도).포항(경북)에서 하루 한두 차례 쾌속정이 출발한다. 여객터미널에 장기 주차가 가능한 주차장이 완비돼 있으나 성수기에는 주차하기 어렵다. 대아고속해운 054-242-5111.

도내버스는 도동~저동~내수전, 도동~봉래폭포, 도동~저동~구암을 수시로 오간다. 택시나 렌트카를 짧은 시간에 섬의 곳곳을 누빌 수 있다. 택시로는 7만~8만원이면 반나절 동안에 육로관광을 마칠 수 있다.

다음달 15일까지 섬일주 관광유람선이 하루 아홉차례씩 운항한다. (1만3천원.2시간 소요).

독도를 둘러볼 수 있는 여객선(054-791-0803)은 부정기적으로 운행하므로 선박 스케줄을 미리 확인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아웃도어클럽(02-2285-5322)(http://www.outdoor7.co.kr)에서는 28일, 8월2, 11일 세차례에 걸쳐 3박4일 일정으로 울릉도 트레킹을 떠난다. 돌아오는 길에는 오대산 한국자생식물원도 둘러본다. 28만5천원.

글.사진=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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