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사랑의 일기쓰기' 대통령상 김태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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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정말 좋은 학교는 학생.학부모.지역사회가 삼위일체로 봉사정신을 실천하는 공동체의 바탕 위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 있는 광남초등학교 김태수(金泰秀.61)교장은 평소 자원봉사활동과 '사랑의 일기 쓰기' 의 활성화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최근 그는 인간성회복추진협의회(인추협)가 벌이는 사랑의 일기쓰기 운동에 적극 참여해 상을 받은 초등학생 아홉명을 데리고 중국 옌볜(延邊)에 다녀왔다. 그곳에서 한국 학생들은 중국동포 학생들과 공동수업을 하고 사랑의 일기에 대한 공감대도 넓혔다.

金교장은 1997년 당시 재직 중이던 서울 중원초등학교에서 전교생에게 폐품 수집과 이웃돕기활동을 한 뒤 그 경험을 사랑의 일기로 쓰게 했다. 이런 활동으로 중원초등교는 그 해 중앙일보가 주최한 '전국자원봉사대축제' 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또 金교장 본인은 지난 5월 사랑의 일기쓰기 대회에서 지도자상 부문의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현재 몸담고 있는 광남초등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학기당 10시간 이상 자원봉사를 한 뒤 보고서를 내게 지도하고 있다. 매달 봉사활동 우수학생들에게는 '장한 광남인상' 을 준다.

"처음엔 일부 학부모들이 반대했지만 이젠 어머니회.명예교사회.아버지회 등 13개 학부모 단체의 회원들이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

학부모와 학생들은 교실과 복도에 페인트를 칠하고 담장에 민속놀이 벽화를 그려넣어 밝은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데 애쓰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좋은 학교 만들기 알뜰잔치' 를 열었다. 6월엔 학부모.학생.지역주민 등 1천여명이 광진구 아차산을 오르면서 자연보호 활동을 폈다.

광남초등학교 학생들은 모두 사랑의 일기를 쓴다. 金교장이 "사랑의 마음을 키워 남을 앞서서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돼라" 고 학생들에게 입버릇처럼 말해온 데 따른 것이다.

58년 서울사범대(현 서울교대)를 졸업하고 43년간 교단에 서온 金교장은 "자원봉사와 사랑의 일기 쓰기는 학생들이 학교 교육의 울타리를 넘어 어려운 이웃을 돕고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품성을 키우는 두 축이라고 믿는다" 고 강조했다.

홍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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