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부설 산은경제연구소는 최근 3600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이들의 설비투자액이 101조4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0.2%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고 11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기업들의 연간 설비투자액이 100조원을 넘은 것은 1965년 이 조사(매년 2회)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부문별로 제조업의 설비투자액이 지난해보다 21.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가운데 지난해 34%의 감소세를 보였던 정보기술(IT) 산업의 설비투자가 44.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IT를 제외한 제조업도 자동차와 석유정제, 석유화학 등의 호조세에 힘입어 11.1%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건설(64.8%)과 자동차(54.4%), 반도체(38.6%) 등이 설비투자를 주도할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조선(-36.2%)과 철강(-2.6%), 통신서비스(-1.8%) 등에선 투자가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의 투자는 지난해 감소세에서 올해 증가세로 돌아서 22.7%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설비투자는 올해 0.1% 증가에 그쳐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예측됐다.
산은경제연구소 박철홍 팀장은 “설비투자가 확대 분위기를 계속 타려면 지속적인 수요 진작과 안정적인 경제 운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