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통상관련 협상 실패 부처 이기주의 특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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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감사원은 통상관련 부처간 협조가 제대로 안돼 통상협상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 것으로 보고 이를 부처 이기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아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말 외교통상부에 대한 감사를 벌인 데 이어 오는 16일까지 산업자원부.농림부 등의 통상 유관 부서에 대한 감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특감에선 한.유럽연합(EU) 조선협상, 한.중 마늘협상 과정에서의 부처간 의견 대립 및 이에 따른 문제점과 함께 수입규제대책기구 등 유사 기능 조직의 중복 설치 및 운영실태를 중점적으로 점검한다.

특히 정부 조직상 통상정책 기능이 분산됨에 따른 문제점과 주요 협상과정에서 협상 주도권을 놓고 부처간에 알력을 보이거나 의견 대립을 보였던 사실이 일부 확인돼 이에 대한 책임과 개선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감사원은 이번 특감이 정부 부처간 업무협조 미흡 등을 점검하기 위해 25개 중앙 부처.산하기관 등에 대해 지난달부터 착수한 '부처간 업무협조 실태 조사' 중 하나라고 밝히고,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난 통상분야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감사원 관계자는 "현재 기초감사를 마치고 이를 정리, 확인하고 있다" 면서 "마늘협상 등과 관련해 해당 부처에 대한 추가 조사도 고려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안에 따라 해당부처에 담당 공무원의 징계를 요구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도 최근 통상 관련 부처간 의견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하반기 중 산업자원부.정보통신부 등 개별 산업분야의 통상업무를 맡을 해외주재관을 늘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또 통상교섭본부장이 주재하는 차관회의를 정례화해 대외통상 정책의 조정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홍병기.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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