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주당 당직자들이 언론사 세무조사 이후 언론에 대해 퍼붓는 막말은 적대감과 증오로 가득 차있어 살기(殺氣)마저 느껴질 정도다.
여기에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엊그제 민주당 추미애(秋美愛)의원이 기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특정 신문을 지칭해 '×같다' 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하고, 야당총재를 '놈' 으로 호칭하는 기상천외의 진풍경이 벌어졌다.
참으로 민망스럽고 참담한 기분이다. 민주당 초.재선 그룹의 핵심 구성원으로서, 장래가 촉망되는 몇 안되는 여성의원 중 한사람인 秋의원의 이런 언동은 분명 이성있는 정치인의 태도는 아니었다.
발언이 보도된 뒤 秋의원의 태도는 더욱 실망스럽다. 민주당의 해명처럼 취중 실언이었다고 치자. 그래도 최소한의 양식을 갖춘 정치인이라면 술이 깬 뒤엔 바로 야당총재와 해당 언론사, 기자에게 해명과 사과가 있어야 했다.
시중의 장삼이사(張三李四)들도 술자리에서 벌어진 실수는 사과하는 것이 상식이다. 秋의원은 "대응하지 않겠다" 는 자세로 버티다가 오후 늦게야 사과문을 냈다.
그나마도 언론사에 대한 사과만 있을 뿐 야당 총재나 해당 기자에 대한 사과는 빠진 반쪽 사과에 불과했다. 지난번 민주당 정풍(整風)파동 때 보여준 의기에 호감을 가졌던 국민이나 지역구민들은 秋의원의 이런 언동을 뭐라고 자식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
민주당은 아예 한술 더 떴다. 당 차원의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 없이 자기당 의원 감싸기에 바빴다.
김중권(金重權)대표가 당직자와 의원들에게 언행에 자중자애하기를 당부한 것이 전부다. 민주당 대변인은 "취중 사석에서 한 말을 여과없이 보도할 만큼 언론자유가 만개하고 있다" 는 해괴한 논리를 폈다. 그는 또 "공식 브리핑하는 자리가 아니라 기다리던 기자들과 반주를 나누는 자리였다" 고 주장했다.
취재차 찾아간 기자 6, 7명을 상대로 한 자리라면 정치인으로서 바른 자세를 취하는 게 상식이다. 민주당과 秋의원은 국민 정신 건강과 교육을 위해서도 제대로 사과하는 게 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