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 미국발 먹구름…580선 무너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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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외국인들이 블루칩 위주로 1천38억원의 매도공세를 펴 종합지수가 5백80선 밑으로 떨어졌고 코스닥지수도 70선대 초반으로 되밀렸다.

미국 증시가 기업들의 실적경고로 급락세를 보인 데다 엔화가치 약세가 복병으로 등장하면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신영증권 장득수 부장은 "기대하던 경기회복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데다 연기금 증시투입과 콜금리 인하 등 정책성 재료도 장세를 이끌지 못해 실망매물이 쏟아졌다" 고 분석했다.

종합지수는 전일보다 15.07포인트(2.53%) 떨어진 578.54로 마감되며 한달 보름여 만에 570선대로 주저앉았다. 거래침체가 지속되며 거래량이 2억주대 초반에 머물렀고 거래대금도 1조1천억원을 겨우 넘었다.

반도체주에 외국인의 매도물량이 쏟아져 삼성전자가 18만원대로 떨어졌고 하이닉스반도체는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SK텔레콤.포항제철 등 블루칩은 물론 최근 강세를 보였던 현대차.기아차 등 옐로칩도 내렸다.

감자 이후 첫 거래를 맞은 현대건설은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반면 급락장세에서 투기심리가 기승을 부리며 우선주와 관리종목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연속 사흘째 하락하며 2.64포인트(3.44%) 떨어진 74.08을 기록했다. 인터넷.보안.네트워크 등 기술주들이 크게 하락했다. 시가총액 40위 종목 중에는 삼영열기가 소폭 올랐을 뿐 나머지는 전부 떨어졌다. 침체장에서 외로운 테마를 형성하던 스마트카드 관련주도 기세가 꺾이며 종목별로 등락이 엇갈렸다.

삼성증권 전상필 수석연구원은 "종합지수 6백선을 힘겹게 유지하던 주식시장이 전저점을 지키지 못해 4월 이후 이어왔던 상승장세의 연속성이 본격적으로 시험받는 양상" 이라며 "당분간 최대변수는 미국 기업실적 발표이며, 외국인의 매매동향에 따라 종합지수는 570선대에서 기술적 반등과 하락을 반복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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