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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어떤 핸드백 유행하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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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주부 박재홍(45.인천시 부평구 산곡동)씨는 백화점에 가서 자신이 초라하다고 느꼈다.

모두들 손에 드는 토트백이나 어깨에 메는 숄더백을 들고 있는데 자신만 배낭형 가방을 메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배낭을 안 메면 아줌마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올해엔 토트백을 들지 않으면 영락없는 아줌마다. 그렇다고 지난해 거금을 투자한 배낭 가방을 장 속에만 두자니 아깝고, 유행에 뒤질 수는 없고 해서 박씨는 배낭 가방을 손에 드는 핸드백으로 개조하기로 했다.

개조는 배낭의 어깨끈을 손잡이로 바꾸는 것으로 간단하게 해결됐다. 수리도 이화여대 앞에 있는 가방 전문 수리점에 맡겼다. 알고 보니 가방을 판매한 매장에서도 개조해주고 있었다.

사실 박씨는 너무 늦게 핸드백의 유행을 감지한 경우. 박씨의 멀쩡한 배낭을 핸드백으로 개조시킨 토트백의 유행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손잡이가 짧다고 해서 드는 백이라고 생각하면 오해.

손잡이 끈에 어깨가 들어가기만 한다면 어깨에 걸고 다니는 게 요즘 유행이다.

A4 용지가 겨우 들어갈 만한 작은 핸드백이나 볼링백이라 해도 어깨에 메야 올 여름 멋쟁이. 단순히 손에 드는 작은 토트백이 많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 여름엔 그 형태와 색깔이 무척 다양해졌다.

말 안장을 닮았다고 해서 '새들백' 이라고 불리는 가운데가 살짝 들어간 형태의 핸드백부터 도화지를 말아놓은 듯한 기다란 원통형의 핸드백, 캔버스백으로 불리는 커다랗고 네모진 가방까지 다양하다.

국내 제품 중 최초로 가죽에 로고를 새겨 넣는 엠보싱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는 브랜드 '로만손' 의 정유진씨는 "메는 가방은 올 여름 그 유행이 끝나가는 것 같다" 며 "두가지 색깔의 가죽이나 나일론 천을 사용해 만든 디자인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형태는 특이하고 세련된 것들이 많다" 고 말했다.

색상은 노랑.빨강 등 밝은 원색이나 파스텔 등 하나로 정의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러면 올 가을엔 어떤 디자인을 눈여겨 봐야 할까.

프라다의 이지연씨는 "올 여름이 로맨틱한 분위기였다면 가을은 복고적인 빈티지룩(중고품의 느낌이 나는 스타일)이 인기를 끌 것" 이라며 "어깨에 딱 달라붙을 만큼 짧았던 핸드백의 손잡이도 차츰 길어져 허리 부근까지 내려오는 숄더백이 유행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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