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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세무조사 공방] 야 "교활한 포퓰리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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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사회적으로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가 사라질 위기다. "

검찰이 고발된 언론사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일요일인 1일 여의도 당사에 나왔다. 언론자유수호비상대책위원회.당직자 회의를 주재하며 총력대응을 당부했다. 그는 "법의 정의, 언론의 자유가 위기" 라며 여러가지 단호한 다짐을 했다.

"국민은 형평과 정의에 반하는 것을 용서치 않을 것이다. 현명한 국민편에 서서 나라를 바로세우는 데 당력과 개인역량을 바쳐야 한다. 제대로 된 나라의 모습을 세우느냐, 혼돈의 연속으로 빠져들 것이냐는 우리가 하기에 달렸다. "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의원총회 때도 李총재는 거친 표현을 섞어 비슷한 각오를 표시했다.

"법대로 했다지만 근저엔 악랄하고 교활하게 법을 무시하는 의도가 있다. 정부.국세청이 진실인양 언론을 억압해 사회를 한 방향으로 끌고가려는 극악한 의도를 보이는데 이런 '포퓰리즘(대중 선동.인기주의)' 을 바로잡을 곳은 우리 당밖에 없다. "

이와 관련,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여론이 움직인다. 당초 7대 3 정도로 정부쪽 지지가 앞서다가 이제 5대4대1(유보)정도가 됐다" 며 "국민이 본질을 보기 시작한 것" 이라고 주장했다.

1일 회의에선 李총재가 앞장서 정치.사회원로들을 만나 이같은 견해를 전하기로 결정했다. 또 ▶국정조사 관철▶피해언론사 격려 방문▶인터넷을 통한 1천만 서명운동 추진과 의원들의 방송토론 출연.신문 기고 등 홍보전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한나라당 지도부에선 이번 사태와 남북관계의 연관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홍사덕(洪思德) 전 국회부의장이 지난달 30일 KBS 심야토론에서 제기한 데 이어 1일 하순봉(河舜鳳)부총재가 주장했다. "북한 김정일(金正日)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언론의 전폭적 지지를 받도록 사전 정지작업을 펴고 있다" 는 의혹이다. '金위원장의 답방→통일헌법 제정, 개헌→재집권'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검찰에도 공세 초점을 맞췄다. 權대변인은 "언론 압살극 2막의 주연배우로 검찰이 등장했다" 며 "허풍으로 끝난 '총풍' 사건의 재판(再版)이 되지 않길 바란다" 고 꼬집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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