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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신용카드 마일리지 3분의2가 '낮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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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신용카드를 쓰는 사람이면 누구나 카드회사에서 이용실적에 따라 '마일리지' 또는 '포인트' 를 준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써본 사람은 많지 않다.

소비자들의 인식이 부족한데다 업체들 역시 카드 홍보는 열심이지만 마일리지 이용안내는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마일리지 교환사이트 포인트파크의 최강모 이사는 "국내 카드 발행업체의 총 마일리지를 돈으로 환산하면 수조원대에 이른다" 며 "그중 3분의2 이상이 고객이 쓰지 않아 사장(死藏)되고 있다" 고 말한다.

◇ 항공사만 해도 1조원 이상=카드 마일리지가 많이 발생하는 업체는 주로 항공사와 신용카드사이며 정유사와 이동통신사.백화점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누적된 마일리지가 지난 3월 말 현재 4백억 마일, 돈으로 따져 5천억원 가까이 쌓여 있다. 규모가 아시아나의 두배 이상인 대한항공은 현재 쌓여 있는 마일리지를 소진하려면 국제.국내선 모두를 이용해도 6개월이 걸릴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마일리지는 고객들이 언제든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잠재적 부채에 해당한다" 며 "고객들의 마일리지가 얼마나 쌓여 있는지는 영업비밀인 만큼 알려줄 수 없다" 고 말했다.

비씨카드의 경우 기본 카드인 '비씨 탑카드' 만 해도 현재 5백80억 포인트가 쌓였다. 1포인트가 1원에 해당하므로 5백80억원에 이른다. 삼성.LG카드 등에도 BC카드에 준하는 포인트가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엔크린 보너스카드에서 시작한 OK캐쉬백 서비스는 현재 SK주유소를 중심으로 전국 5만여업체와 제휴, 마일리지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곳 마일리지는 4월 말 현재 1천억 포인트, 돈으로 환산하면 1천억원에 이른다. 이밖에 신세계백화점이 1백10억원, 롯데 마그넷이 20억원 가량에 해당되는 마일리지가 쌓여 있다.

◇ 요령 알면 요긴하게 쓴다= 최근에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여러 회사의 마일리지(포인트)를 하나로 모아 현금처럼 쓰거나 더 좋은 상품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마일리지 교환 인터넷 사이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런 사이트들은 예컨대 제휴업체의 휴대전화를 사용해 생긴 포인트를 다른 제휴업체인 할인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게 연결해주고 있다.

이런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사용 중인 각종 카드의 마일리지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인터넷이나 전화를 통해 집주소 등 연락처를 업체측에 정확하게 알려줘야 한다. 국내 항공사의 경우 5천마일의 마일리지가 쌓이면 서울~부산 등 국내선 편도를 한번 이용할 수 있으며, 국제선은 노선에 따라 일정 마일리지 이상 누적이 되면 일반석을 비즈니스 클래스 이상으로 업그레이드 받을 수도 있다.

정유사의 경우 고객의 마일리지 상황을 알려주는 우편을 집으로 두차례 보내주고 주거래주유소에서 두차례 안내 카탈로그를 나눠준다. 주거래주요소란 처음 정유카드를 발급받은 주유소를 말한다.

따라서 집주소가 변경됐거나 주거래주유소를 바꾸고 싶을 때는 해당 주유소 등을 통해 변경사실을 알려야 한다. 마일리지가 차서 사은품을 받으려면 해당 업체의 ARS나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된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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