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1 빼빼로 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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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국경일은 몰라도 '○○데이'는 꿰차는 청소년층을 겨냥해 유통업계의 '빼빼로 데이' 마케팅이 한창이다.

빼빼로 데이는 '1'자가 네 개 겹친 11월 11일을 가리킨다. '밸런타인 데이'(2월 14일)와 '화이트 데이'(3월 14일)가 일본에서 건너온 국적불명의 기념일이라면 빼빼로 데이는 순수 토종이다.

1994년 부산의 한 여자 중학교에서 '키 크고 날씬해지라'는 의미에서 빼빼로를 주고받았던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99년에는 빼빼로와 비슷한 '포키'를 만드는 일본 글리코가 빼빼로 데이를 본뜬 판촉행사를 벌여 화제가 됐다. 현 일왕의 연호인 헤이세이 11년을 맞아 11월 11일을 '포키와 프레츠의 날'로 정하고 도요타 자동차 11대 등 11만1111명에게 경품을 준 것이다.

빼빼로 데이 마케팅에 가장 열심인 곳은 역시 빼빼로를 만드는 롯데제과다.

올해도 14개의 빼빼로 기획상품을 내놓았다. 10대를 겨냥해 앙증맞은 디자인의 필통.휴대전화 액세서리.팬시 다이어리.전자시계 등을 끼워넣었다. 가격대는 700~5000원 선.

롯데 측은 "지난달 빼빼로 매출이 130억원을 기록, 제과업계에서 자이리톨 껌에 이어 단일 품목으로 월매출 100억을 돌파한 두번째 상품이 됐다"고 말했다.

빼빼로 데이가 인기를 끌면서 프렌드(해태제과)와 같은 미투(Me too) 제품들이 나왔다. 제과점들도 이맘때면 길쭉한 과자에 초콜릿을 얹은 '빼빼로 과자' 등 을 내놓는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스낵을 중심으로 한 빼빼로 데이 기획상품을 싸게 팔며, 추첨을 통해 MP3 플레이어.상품권.인형 등 경품을 나눠준다. 인터파크(www.interpark.com)와 G마켓(www.gmarket.co.kr).와와컴(www.waawaa.com).CJ몰(www.CJmall.com) 등도 11일까지 빼빼로 데이 행사를 한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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