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자원봉사 지원 넘쳐 행복한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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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월드컵 자원봉사를 신청한 6만5천여명 모두 누구 하나 탈락시키기 아까운 소중한 분들입니다. 월드컵을 성원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가할 뜻을 밝힌 사람들이거든요. "

월드컵조직위원회 황인평 인력부장은 요즘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지난 15일 자원봉사 신청을 마감한 결과 1만6천6백4명 모집에 6만5천89명이 지원, 3백92%의 신청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 밤잠을 설쳐가며 저조한 신청률을 걱정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행복한 고민' 에 빠진 셈이다.

우편 접수분 3만7천여명의 신상자료를 컴퓨터에 입력하는 데만 한달쯤 걸려 서류심사.면접으로 진행되는 자원봉사자 선발 작업은 다음달 20일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그것도 12명의 아르바이트 입력 인원으로 모자라 일부 작업을 외부에 맡겨야 계획대로 일을 진행할 수 있다.

황부장은 "필요 인원의 1.3~1.5배를 선발해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내년 월드컵에서 봉사활동을 못하는 인력 감소를 대비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특히 인력 감소가 많을 경우 이번 선발에서 탈락한 사람들을 재선발하는 등 가급적 많을 사람을 쓸 방침이다.

부득이하게 일부를 선발하지만 봉사를 자청한 뜻 하나 하나가 소중하고 고맙기 때문이다.

황부장을 비롯한 인력부원들에게는 월드컵까지 앞으로 남은 기간이 본격적으로 능력을 발휘할 '본게임' 이다.

1998년 말 자원봉사자 1차 소요 조사를 시작으로 신청 접수 마감까지의 과정이 사람끼리 직접 접촉이 없는 서류작업이었다면 9월부터는 교육계획에 따라 자원봉사자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씨름해야 하기 때문이다.

황부장은 "신청 접수를 시작한 4월부터 1주일 평균 4~5일은 야근을 해야 할 만큼 일이 많았지만 컨페더레이션스컵을 통해 국민이 보여준 축구에 대한 열기를 생각하면 피로를 잊는다" 며 "책임감이 있다면 월드컵 자원봉사는 결코 힘든 일이 아니다" 고 강조했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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