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만 '우정의 릴레이' 훈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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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992년 8월의 한국.중국 수교는 한국과 대만의 공식적 외교관계를 단절시켰다. 하지만 민간 분야에서의 교류 협력은 국교단절과는 상관이 없다.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한국을 방문 중인 대만 '저우다관(周大觀)문교기금회' 일행 20명의 방한 활동이 특별한 주목을 끈 것은 바로 이런 민간교류의 확대를 통한 한.대만 우호 증진의 대표적 사례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금회는 소아골수암으로 97년 5월 열두살의 짧은 생을 마감한 대만 어린이 저우다관의 뜻을 기려 만든 재단이다.

이후 기금회는 이 어린이의 투병기와 시를 각국어로 번역.출간했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어판『내게는 아직도 한쪽 다리가 있다』의 출간을 기념해 내한한 기금회 일행이 한국어판의 인세 20%를 지난 99년 대만 9.21대지진 때 열성적으로 구호활동을 벌였던 한국의 119구조대에 보은의 뜻으로 전달하기로 했다.

119구조대도 기부금 전액을 당시 매몰 90시간 만에 한국 119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던 대만 중산(中山)초등학교 1학년 장징훙 어린이에게 전달키로 해 양국간 '우정의 릴레이' 를 계속했다.

기금회는 26일 서울대병원을 방문, 한국소아암협회에도 인세 20%를 기증할 예정이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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