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가 학부모에 작품 구입 종용 말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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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광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들에게 전시회에 출품한 자신의 미술작품 구입을 종용,말썽을 빚고 있다.

24일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광주 M초등학교 김모(56 ·여)교사는 지난 14∼20일까지 롯데백화점 광주점에서 '부부작품전'을 열면서 10여명의 학부모에게 자신의 서양화 그림을 판매했다.

학부모 등에 따르면 김교사는 전시회에 앞서 담임을 맡은 1학년 학급 학생들의 알림장에 '선생님 전시회 부모님과 같이 오세요' 등을 써주며 전시회 관람을 6∼7차례 요구했다.

또 전학년 임원들에게 '40여점이 전시됩니다.구경나오십시오'고 쓴 팸플릿을 보내고 교내 안내방송을 했다.

金교사는 학부모 12명에게 1백만원짜리 2장과 50만원짜리 10장을 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들은 전교조 광주지부를 찾아가 김교사의 그림 판매를 항의했다.

한 학부모는 "교사의 신분으로 요구를 하면 내심 거부하고 싶지만 학생을 볼모로 잡힌 학부모로서 저절하지 못하고 사게 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학부모들은 김교사가 학생들 앞에서 그림을 산 학부모 자녀들의 이름과 그림가격을 말하면서 봉사활동 등을 한 학생들에게 주는 '선행쪽지'를 수여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측은 '교사신분을 악용한 그림 강매는 근절돼야 한다'는 성명을 내고 김교사의 사퇴와 해당 학교장의 징계를 요구했다.

김교사는 "1993년 처음 부부작품전을 해 수익금 전액을 소년소녀가장돕기에 썼다"며 "좋은 일을 하려다 오해를 산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편 광주시교육청은 감사를 실시해 김교사의 징계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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