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대치] 한나라 "골프 물의 합참의장 출석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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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회 국방위는 21일 북한 상선 영해 침범시간에 골프를 친 조영길(曺永吉)합참의장의 출석을 둘러싸고 가파르게 대치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2일 우리 영해가 뚫렸는데도 김동신(金東信)국방부장관과 曺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가 골프를 친 문제를 긴급현안으로 다루자" 고 요구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당초 예정대로 병역법 개정 법안심사소위부터 열자" 며 팽팽히 맞서 예정 시간보다 2시간30분 늦게 위원회가 열렸다.

한나라당 강창성(姜昌成)의원은 "법안 심의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가장 궁금하게 여기고 있는 문제를 다뤄야 한다" 며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골프를 친 뒤 술에 취해 집에서 작전을 지휘했다는 사실에 경악한다" 고 포문을 열었다.

姜의원은 이어 "국방부는 70만 군인을 지휘하는 합참의장이 공개적으로 골프를 친 것을 인정하면 어떻게 군을 지휘할 수 있겠느냐며 '봐 달라' 고 하는데 어떻게 봐 줄 수가 있느냐" 며 합참의장 출석을 요구했다. 민주당 장영달(張永達)의원은 "국민의 정부는 과거 정부와 달리 골프를 치면 친 대로 보도가 된다" 며 "방미 중인 김동신 장관이 귀국하는 대로 장관과 함께 출석시켜 진상을 알아보자" 고 맞섰다.

그러자 한나라당 박승국(朴承國)의원이 나서 "미국은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대통령도 휴가를 중단한다" 며 "국방장관은 자진사퇴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여야간에 격론이 벌어지자 방미 중인 천용택 위원장 대신 사회봉을 잡은 유삼남(柳三男.민주당)의원이 수석전문위원에게서 "합참의장은 출석요구 대상이 아니며, 출석요구서는 7일 전 위원장 명의로 발송해야 한다" 는 설명을 들은 후 "이 문제는 여야 합의가 필요한 사안" 이라며 정회를 선포했다.

이철희 기자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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