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풍 타고 민주 지지도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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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정풍(整風)에 대한 한나라당의 시각이 '여유있는 관망' 에서 '우려' 로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당내에서 "반사이익 못지 않게 역풍(逆風)이 불어 올 수 있다" 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이런 분위기는 한나라당이 자체 파악한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드러나고 있다고 한다.

6일 한 당직자는 "정풍 이전에는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 바닥을 쳤다. 정풍이 정리되면서 민주당의 지지도가 완만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게 사실" 이라고 말했다.

부산 출신의 한 중진의원은 "여당의 집안 꼴이 엉망이어서 우리 당의 인기가 올라갈 것이라고 분석.보고하는 이회창 총재 주변의 안이한 시각이 문제" 라고 지적했다.

그는 "DJ 인기 하락을 우리 당 기대심리로 연결할 수 있는 정치적 소재 개발이 절실하다" 고 강조했다.

김홍신(金洪信)의원은 오마이 뉴스와의 인터뷰(5일)에서 "李총재의 최근 인기도 상승의 70%는 거품" 이라며 "이로 인해 자칫 자만심이 생길 수도 있으며, 상대(민주당)의 실수로 인한 반사이익은 오래 갈 수도 없다" 고 말했다.

이런 흐름 탓인지 한나라당은 정풍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정국 쟁점에서 다소 밀려난 의보재정 파탄.교육개혁 실패 등 국정혼선 문제를 다듬어 대여 공세를 강화할 방침이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결론적으로 청와대가 정풍사태를 실정(失政)을 덮는 바람막이로 즐기고 있었다" 면서 "우리 당은 6월 국회에서 이런 부분을 집중 부각해 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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