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재 모시러 왔습니다” 해외기업 인사 담당자 북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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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30일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 가야금홀에서 열린 글로벌 채용박람회에서 폴란드 컨설팅업체 율리시즈 인사담당자가 구직 희망자와 면접을 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2010 글로벌 채용박람회’가 열린 30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2층 가야금홀. 외국기업 인사 담당자들과 국내 구직 간의 1대1 면접이 진행되고 있었다. 가야금홀 외부 로비에는 임시로 마련된 2개의 부스에서 인터넷 화상 면접이 이뤄지고 있었다. 폴란드 컨설팅·인력파견업체 ‘율리시즈’의 아담 만데라(35) 관리담당은 “최근 폴란드에서 한국 기업과 거래하는 기업이 많아졌지만, 한국어를 잘하면서 기술도 뛰어난 인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한국 엔지니어 1~2명을 뽑아 거래 기업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이 대거 방한해 한국 인력 채용에 나섰다. 세계 시장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이 늘고 한국 기업의 위상도 높아지면서 한국인을 필요로 하는 인력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처음 열린 ‘글로벌 채용박람회’는 KOTRA가 주최한 행사다. 해외 무역관을 통해 현지기업의 한국인력 수요를 파악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인력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국내 구직자와 현지기업을 연결했다.

이날 글로벌 채용박람회에는 미국·중국·베트남·폴란드 등 17개국에서 51개 업체가 참여해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334명과 채용 면접을 했다. 해외에 진출한 한국 현지법인 32개사, 외국기업 19개사다. 이날 행사를 통해 채용되는 인력은 총 130여 명. 외국기업은 주로 기술인력을, 해외진출 국내 기업은 주로 관리인력을 뽑는다. 독일의 인력공급업체 볼프스부르크AG는 이번에 정보기술(IT)·기계 분야에서 10명을 채용해 현지기업에 공급하기로 했다. 우수성이 검증되면 채용 인원을 더 늘릴 계획이다.

이날 면접에 참가한 334명은 총 지원자 2317명 가운데 서류심사를 통과한 구직자들이다. 독일 기업과 면접한 자동차 차체 설계전문가 이승민(33)씨는 “선진 외국기업에서 일하면서 더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엔지니어에 대한 대우도 외국이 더 앞서 있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일본업체와 면접한 한수정(27)씨는 “일본어를 활용할 수 있는 무역회사에서 일하고 싶지만 취직이 쉽지 않아 해외 취업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환익 KOTRA 사장은 “우리 젊은이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 내년에도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염태정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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