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로 컴백한 ‘환율주권론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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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청와대 경제수석에 임명된 최중경(사진) 주필리핀 대사, 자기 주장이 유달리 강한 관료다. 1979년 재무부 사무관에서 출발해 재정경제부 금융협력과장·외화자금과장·국제금융국장, 세계은행 상임이사 등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초기 국제금융국장 시절에는 외국환평형기금을 동원해 외환시장에 개입하기도 했다. 그 결과 2004년 원화가치는 달러당 1140원대의 약세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시장 개입에서 발생한 파생상품 손실이 국회에서 논란이 되면서 그는 정책 라인에서 물러났다. 정권이 바뀌어 강만수 청와대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기획재정부 장관에 오르면서 그를 차관으로 발탁했다. 그가 주장한 ‘환율주권론’은 적지 않은 잡음을 일으켰다. 결국 2008년 7월 고환율(원화 약세) 정책이 물가 급등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경질됐다. 그는 “물가 상승은 전 세계적 현상이고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오히려 멀리 내다보고 환율을 정상화해 경상수지를 개선하는 것이 국익을 위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강 전 장관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대신 짊어졌다는 말을 들었다. 경제수석 발탁은 동고동락한 강만수 경제특보의 추천에 힘입은 것이란 게 시장의 해석이다.

22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강력한 업무 추진력이 장점이자 때때로 단점이다.

경기도 화성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54세.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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