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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옥·유관순은 한동네 오빠 동생 … 몰랐던 천안 이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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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장해균 기자 ·고은이 인턴기자

이동녕 선생 생가에서 망원경으로 새를 보는 아이들(왼쪽)과 유관순 열사 사적지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는 관람객들.


지난 21일 오전 10시 천안역(동부역) 광장. 출발시간에 맞춰 광장 주차장에 시티투어버스가 서 있었다. 주말이라 그런지 45인승 버스가 꽉 찼다. 시티투어를 담당하는 직원은 “주말에는 예약이 넘쳐 대기자까지 받는다”고 했다. 기자가 앉은 옆자리엔 한 부부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들이 탔다. 천안사람들이라고 했다. 남양주에서 왔다는 단체 부부모임, 수원서 왔다는 고등학생 가족 등 다양한 곳에서 온 사람들과 투어를 시작했다.

천안의 옛날은 이랬다 ‘천안박물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사람들은 깔끔한 박물관의 외관에 감탄한 듯 보였다. 문화관광해설사가 천안박물관 안내를 맡았다. 예전 혼자 왔을 때와 감회가 달랐다. 얽힌 이야기를 들으니 박물관 전시물들이 친근하게 다가왔다. 천안에도 옛날이 있었고 깊은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옛날 기차를 체험하는 기구도 탔다. 투어에 참여한 노부부는 “기구를 타니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고 했다.

새롭게 알게 된 이동녕 선생

문을 연지 두 달밖에 안 된 곳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관람객이 “이동녕 선생이 누군지 오늘에서야 알았다”고 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서야 독립운동에 몸을 바친 우리지역의 애국지사임을 알게 됐다. 생가 근처에는 희귀한 새가 살고 있었다. 자세하게 볼 수 있도록 망원경을 설치해놓았다.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도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며 신기해했다.

재미 쏠쏠한 아우내 장터

관람객들과 함께 어울려 점심을 먹고 장터 구경을 했다. 날짜 끝자리가 1일과 6일에 5일장이 선다고 했다. 이날(21일)은 마침 장날이었다.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닭발, 옥수수, 즉석우동 등 먹거리에 눈길이 갔다. 닭과 개 등의 동물을 파는 것도 신기했다. 아이들이 가장 재미있어 했다. 아이들은 이런 시골장터는 처음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주전부리 감으로 뻥튀기과자와 곶감 등을 사서 남은 투어 내내 나눠먹기도 했다.

유관순열사 사적지, 조병옥 박사 생가

초등학교 소풍 이후 첫 방문이었다. 그때와 많이 달라 놀랐다. 기념관도 생기고 동상도 세워져 있었다. 깔끔하게 정비가 됐다. 관람객들은 유관순 동상 앞에서 목청껏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만세삼창을 하니, 100년 전 아우내 장터에 선 듯 가슴이 뭉클해졌다. 문화해설사가 가장 크게 만세를 한 사람에게 선물도 줬다. 소소한 재미다. 유관순열사 사적지를 나와 이동하면서 조병옥 박사 생가를 거쳤다. 조 박사는 유관순의 8살 위 동네오빠였다고 한다. 조 박사는 당시 ‘엄친아’였다는 해설사의 설명이 곁들여졌다.

천안시티투어에 참가한 관람객들이 문화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석오 이동녕 선생 기념관에 들어서고 있다. 이곳엔 이 선생의 독립운동사가 전시돼 있다.

현대화된 독립기념관

동행했던 관람객 모두 현대화된 독립기념관에 놀랐다. 우리 근대사 학습장 중 최고가 이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시설이 잘 정비돼 있었다.

투어에 참여한 모두가 한반도에서 저질렀던 일본인의 만행을 보고 격분했다. “가슴이 답답해진다”고 말한 관람객도 있었다. 다만 볼 것이 많은 데 비해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다고 느꼈다. ‘다음에 따로 한 번 작정하고 와야지’마음 먹었다. 토요일에는 주어진 시간이 좀 더 많고 평화의 타종체험 코스도 있다고 한다.

이날 시티투어의 주제는 ‘역사체험투어’. 천안박물관부터 독립기념관까지 한 가지 주제로 쭉 이어졌다. 천안에 애국지사들이 많다는 사실이 투어 이후 피부에 더 와 닿았다. 역사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산교육의 현장으로 충분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함께 투어에 참여한 사람과의 대화도 재미였다. 옆자리에 탄 사람과는 말도 텄다. 천안 두정동에 산다는 김윤희씨는 “초등학생 아들의 사회공부에 도움이 될까 싶어 시티투어를 신청했다”고 했다. 공부 겸 나들이 겸 나왔단다. 다음 놀토(학교에 가지 않는 토요일)에 토요일코스로 다시 한번 이용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수원에서 왔다는 김낙삼씨는 “천안이 처음이라 투어를 이용했는데 하루 동안 알차게 본 것 같다”고 했다.

천/안/시/티/투/어

천안의 다양한 관광지와 유적지, 문화재 등을 하루에 둘러보는 체험형 관광프로그램이다. 천안시에서 운영하며 요일 별로 원하는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우리민족의 국난 극복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독립기념관과 3.1독립운동의 정신을 기리는 유관순열사 사적지, 우리나라 120년 우편의 역사를 만나볼 수 있는 우정박물관 등을 둘러 본다. 우정박물관에서 편지쓰기, 독립기념관의 통일염원의 종 타종체험 등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다. 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과 함께 정규코스 외에도 계절별로 특색 있는 코스가 있다. 지난해에만 133회 운영, 4047명이 이용했다. 예약문의는 천안시 홈페이지(www.chonan.go.kr)와 전화 041-5158~60.

대상 천안시민 및 천안을 찾아오는 국내외 관광객

요금 어른 4000원, 경로대상 및 어린이 2000원, 청소년 및 군인 3000원, 20인 이상의 단체 이용 시 50% 할인, 국가유공자, 장애1·2·3급의 경우 이용료가 면제(관광지 입장료, 식비 등은 본인 부담)

운영기간 3월~11월 화·목·토·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출발장소 천안시관광안내소(천안역 동부광장)

정규코스

화: 천안역(출발)-조병옥박사 생가-유관순열사 사적

지-아우내장터(중식)-이동녕선생 기념관-기업체방문-천안박물관-천안역(도착)

목: 천안역(출발)-우정박물관-천안박물관-아우내장터(중식)-유관순열사사적지-이동녕선생 기념관-각원사-천안역(도착)

토(초등학생 가족 중심): 천안역(출발)-독립기념관(중식)-천안박물관-우정박물관-천안역(도착)

일: 천안역(출발)-천안박물관-이동녕선생기념관-아우내장터(중식)-유관순열사 사적지-조병옥박사 생가-독립기념관-천안역(도착)

계절 한시코스

왕지봉 배꽃 코스(4월) 22일, 25일

상록리조트와 동산식물원 코스 (5월) 5일, 6일, 13일, 20일, 27일

허브파라다이스코스(6월) 3일, 10일, 17일, 24일

자연누리성 코스(7월) 8일, 15일, 22일, 29일

거봉포도 수확체험 코스(8월~9월) 8월 22일, 24일, 26일, 28일, 29일, 31일 9월 2일, 4일,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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