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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무산 된 루슨트사 대규모 구조조정 착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합병으로 탈출구를 모색하려던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미국 루슨트테크놀로지가 합병이 무산된후 홀로서기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프랑스의 알카텔과의 합병 협상이 타결 직전 결렬되면서 이대로 가다간 루슨트가 심각한 자금난에 처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루슨트는 경기둔화와 벤처 투자실패로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6개월간 47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이 크게 나빠진 상태다.

이에 따라 무디스 등 신용평가회사들은 루슨트의 신용등급을 정크본드(투자부적격 채권)수준으로 낮출 것을 검토 중이다.

루슨트는 이런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 ▶핵심 사업을 제외한 사업부와 공장을 팔고 ▶직원을 대폭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서두를 계획이다. 또 거액의 전환사채 발행도 검토 중이다.

루슨트가 급전마련을 위해 우선 추진 중인 것은 그간 합병협상때문에 미뤄왔던 광섬유 사업부 매각이다.

제값을 받고 팔면 50억달러 가량은 된다는 게 이 회사의 추산이다. 여기에 오클라호마 시티와 컬럼비아의 공장도 팔아 6억~9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인원감축도 필수다. 루슨트는 지난달 2천명의 직원을 해고한 데 이어 오는 7월까지 8천명을 더 내보낼 계획이다. 공장이 팔리면 추가로 소속 직원 6천명도 자연스럽게 정리한다는 계산이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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