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부채 많은 기업들 원화강세로 탄력받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원화 강세 흐름이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면서 원화 강세 수혜주와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3일 씨티그룹은 한달 내 원.달러 환율이 110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6개월 뒤 전망치를 1080원으로, 1년 뒤 전망치는 1040원으로 예상했다.

현대증권도 올 연말 환율 예상치를 111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3일 원화 환율은 1116원 선이다. 원화 강세 현상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중국과 일본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명한 케리 후보가 당선될 경우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시가 돼도 무역적자 등을 감안할 때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의 원화 강세 현상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따른 대규모 손실 내용이 드러나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정부의 시장 개입이 조심스러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 원화 강세 수혜주=일반적으로 원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수출 주도형 한국 경제는 어려움이 커진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환율이 더 하락해 1100원까지 떨어지면 대부분 산업의 수출경기는 악화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9월 한국무역협회가 조사한 수출기업의 적정환율은 1186원 선이었다.

그러나 원화 강세로 수입 물가가 떨어지면 수입 원재료 비중이 큰 음식료 업종 등과 달러 부채가 많은 항공 업종 등은 이득을 볼 수 있다. 한양증권은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은 기업▶대규모 달러 부채 보유 기업▶달러 기준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 등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교보증권은 이 같은 수혜 업종으로 음식료.항공.철강.해운 업종을 꼽았다.

◆ 환율 관련 금융상품=한국투자증권은 원화가 강세여도 수익이 나는 환율연계펀드인 '부자아빠 환율연계 혼합형 펀드 2호'를 5일부터 판매한다. 이 펀드는 평가 기간 중(2004년 11월 8일~2005년 8월 2일) 환율이 설정시점 환율 대비 ±35원 구간을 벗어난 적이 없으면 연 9.1%가량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만일 이 구간을 한번이라도 벗어나면 설정시점 환율 대비 ±52원 구간이 다시 설정되고, 이 2차 구간을 벗어나지 않으면 연 7.1%가량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 구간마저 벗어나도 원금이 보존되도록 설계됐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환율이 더 하락하더라도 많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아서 만든 상품"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1년 만기 상품으로 투자 기간 중 환율이 최초 기준가 대비 ±35원을 이탈하지 않으면 5% 수준, 이 범위를 벗어났지만 ±45원을 이탈하지 않으면 7% 수준, 이를 다시 벗어났지만 ±55원을 이탈하지 않으면 9% 수준의 이익을 지급하는 1년 만기 상품을 내놨다. ±55원을 이탈한 경우에도 원금 수준이 지급된다.

서경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