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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중심국 미국 인권 걸림돌 전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한때 국제인권 수호의 중심국으로 평가받던 미국이 더이상 그 지위를 누리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 인권의 '걸림돌' 로 전락했다고 지난달 30일 세계 최대 인권 감시단체인 앰네스티인터내셔널 미국지부(http://www.amnesty-usa.org)가 밝혔다.

이 단체의 윌리엄 슐츠 미국지부장은 '2001년도 연례 인권보고서' 를 발간하는 자리에서 연설을 통해 "미국 정부 내에 인권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걸출한 지도자가 없다" 며 "의무를 스스로 포기한 미국 정부만 있다" 고 비난했다.

그는 또 인권문제를 대외문제의 핵심으로 생각한 지미 카터 대통령이 퇴임한 1981년 이후,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소속당과 상관없이 중요한 국제인권 조약 등을 무시하고 반대했다고 밝혔다.

앰네스티 미국지부는 자국의 대표적인 반인권 사례로 클린턴 행정부가 지뢰금지협정과 국제형사재판소 설치에 반대했다는 것을 꼽았고, 부시 행정부도 국제인권 향상을 위해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필립 리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국제 인권 문제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미국이 여전히 국제인권의 근본임을 알 것" 이라며 "앞으로도 미국은 국제인권의 중심국 역할을 할 것" 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앰네스티 미국지부의 지적은 지난 5월 미국이 유엔인권위원회 이사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탈락한 뒤 나온 것이라 충격이 크다.

슐츠는 또 미국이 인권을 유린할 수 있는 고문 기구 생산국이며, 정치적 망명자들에 대해 반인권적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고, 특히 여성 수감자에 대한 간수들의 성폭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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