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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3사 심야방송 야금야금 늘어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KBS.MBC.SBS 등 지상파 TV 3사가 뚜렷한 기준 없이 심야 방송시간을 연장하거나 낮방송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각 방송사가 심야 정규프로그램들을 방송운영 허용시간(새벽 1시)을 넘겨 편성한 뒤 매주 또는 당일 방송위원회에서 시간연장 승인을 받아 방송하는 편법(便法)을 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방송사가 새벽 1시를 넘길 경우 방송위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돼 있는 조항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3사는 매일 심야 방송시간을 연장하고 있고 토.일.월요일 새벽에는 2시 안팎에 방송을 끝마치고 있다.

KBS-2의 경우 5월 15~17일 새벽 1시 이후까지 부부의 갈등문제 등을 다룬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을 가정의 달 특별편성이라며 재방송했다. 이들 프로그램은 선정성 논란으로 가정의 달과 관련해 공영방송이 다루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방송사 내부에서 받기도 했다.

방송위 관계자는 "심야 시간대 기본 편성이 이런 식으로 흔들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고 밝혔다. 방송위와 지상파 관계자들은 케이블.위성TV와 달리 시청률이 높은 지상파의 심야 시간대 방송시간 연장은 시청자의 생활리듬을 깨뜨리기 쉽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KBS 등 방송사 관계자들은 "생활방식이 예전과 달라져 새벽 1시 넘어서도 시청하기를 바라고 있다" 며 "위성방송이 출범하기 전까지는 방송시간을 고정적으로 1~2시간 늘리기보다 현재처럼 그때그때 연장해 방송할 생각"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방송사들의 이같은 방송시간 연장은 광고 수입을 겨냥한 것이라는 지적이 방송사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방송 3사의 낮방송(낮 12시~오후 4시)도 논란을 빚고 있다.

KBS-2는 지난달 14일 낮 12시 국민적으로 관심을 갖는 스포츠라며 'USA 챔피언십' 여자 골프대회를 녹화 중계했다. MBC.SBS는 자사의 케이블TV 스포츠채널이 있는데도 최근 해외 축구.야구 등의 프로그램이나 시청 시간대를 고려하지 않은 뮤지컬.바둑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방송위는 "케이블TV가 있는 상황에서 지상파가 스포츠 프로그램을 독점해서는 안된다는 최근 내부 지침을 낮방송 시간의 연장 승인 때 참고하고 있다" 고 밝혔다.

김기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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