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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 서울 시리즈 결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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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세계 속의 위상이나 규모로 볼 때 '국제 도시' 로 손색이 없는 서울. 그러나 도시의 시스템과 구성요소들을 찬찬히 뜯어보면 글로벌 스탠더드(세계 표준)에 크게 미달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10일부터 연재해온 '업그레이드 서울' 시리즈의 취지는 서울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드러내 개선함으로써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외국의 사례를 곁들여 20여개의 다양한 항목을 다뤄온 시리즈를 마치며 도시를 구성하는 시설물들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정리한다.

서울이 국제 도시로서의 품격을 높이고 생활하기 쾌적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주 이동로인 가로변의 미관 등을 우선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식 건물과 어울리지 않는 흉물스런 가로판매대와 좁고 불결해 이용이 꺼려지는 공중 화장실, 건물을 뒤덮은 어지러운 간판 등이 도시를 해치고 있기 때문이다.

◇ 어떻게 개선되고 있나=가로판매대는 지난해 10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 앞두고 주요 도로변에 2백30개가 새로운 모델로 바뀐 데 이어 올해 말까지 3백30여개가 추가로 교체된다. 전문기관의 손길을 거친 새 디자인은 한국적인 전통 문양을 접목해 한결 깔끔한 인상을 준다.

서울시는 오는 8월께 '보도상 영업시설물 관리 조례' 를 제정해 가판대 관리를 엄격하게 해나가기로 했다.

화장실 개선은 외국 관광객을 맞으면서 가장 먼저 착수한 분야. 서울시는 신촌역 주변.을지로 7가 등 서울 시내 25곳에 시범 화장실을 연말까지 조성한다.

또 4백40여개에 이르는 공중 화장실 개선작업도 연말에 끝낼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다중이용 화장실 개방에 따른 보조금 지급 조례' 를 만들고 시내 1백여 업소의 화장실을 외부에 개방토록 유도했다. 거리 휴지통은 6월 말부터 새로운 모델이 설치된다.

시는 거리에 휴지통이 없어 아무곳에나 쓰레기가 버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연말까지 9백여개를 설치하기로 했다.

초행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도로표지판도 개선 작업이 한창이다. 주요 간선도로의 노선 번호를 15개로 줄여 다시 표기하고 있는 도로표지판은 40% 가량을 교체했다. 내년 월드컵 전까지는 시내 전 도로표지판이 통일된 색상과 표기, 노선 체계로 바뀐다.

답답한 담장과 딱딱한 건물 외관이 도시 전체의 분위기를 어둡게 만든다는 지적에 따라 서울시는 청사 본관 2층에 지난 4월 창문 화단을 설치했다. 꽃이 만발한 창가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반응이 좋아 월드컵 주경기장 건너편 시영아파트와 한강변 아파트 단지 등에도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 과제=거대 도시 서울의 환경과 미관을 개선하는 작업은 세부 사안별로 상당히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개발보다 정비가 필요한 만큼 각 업무를 총괄하는 조직을 발족해 일관성있는 정책을 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울의 가로 시설물 설계를 담당한 한국디자인진흥원 박희면(朴熙勉)부장은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전략을 세우고 '도시를 디자인한다' 는 개념을 도입해야 할 때" 라며 "서울을 살 만한 곳,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연구와 조화로운 정책을 펼 조직이 필수적" 이라고 말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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