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 때마다 짙푸른 신록속에 일렁이는 붉은 파도는 ‘정열의 화신’인가, ‘천상의 무희(舞姬)’인가.
여름으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마지막 불꽃을 활활 태우며 요염한 자태를 내보이는 철쭉이 태백산(강원도태백시 ·1천5백66m)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에는 유난히 키가 큰 연분홍 철쭉이 천상의 구름인양 머리 위에서 일렁인다.
정상(장군봉)에서 천제단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에는 보랏빛 철쭉이 바람에 춤을 춘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지낸다는 주목은 바다 너머로 뜨는 해와 달의 정기를 모아 영겁의 그리움을 잉태한다.
백두에서 시작한 백두대간이 금강.설악.두타.청옥산을 지나 이곳에서 '민족의 영산' 을 세웠다. 태백은 산의 나라다. 정상에 서면 산들이 구름처럼 모여 있다. 장군봉에 오르면 북쪽으로 두위봉.함백산, 동쪽으로 덕항산.백병산, 남쪽으로 일월산과 통고산이 손짓한다.
당골.백단사.유일사 코스는 태백산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길이다. 이중 유일사 코스는 절까지 임도(林道)가 뚫리면서 정상에 오르는 최단 등산로가 돼 등산객들의 발길이 잦다. 화방재 아래 유일사 매표소가 산행 들머리로, 장군봉까지는 2시간의 발품을 팔면 족히 오를 수 있다.
매표소에서 당집을 지나 20분 정도 오르면 갈림길 표지판이 나오며 오른편 길은 백두대간으로 올라서는 유일사 옛길이다. 이용객이 적어 호젓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가파른 길을 20여분 오르면 능선에 닿는다. 유일사 쉼터를 지나 장군봉까지의 등산로 주변에는 군데 군데 주목 군락지가 있다.
장군봉을 거쳐 천제단에 이르면 등산로는 망경대~반재~당골코스와 멀리 문수봉을 지나 당골로 바로 떨어지는 두가지 길로 갈라진다.
문수봉을 거치면 1시간 정도 더 소요된다. 망경대 코스 중 단종각~망경대구간과 반재 바로 아래는 급경사 길이어서 조심해야 한다. 총 산행 시간은 4시간 정도면 넉넉하다.
◇ 볼거리=태백에는 국내에서 가장 높이 있는 역(추전역.8백55m)과 가장 높은 포장도로(만항재.1천3백40m), 태백 8승(천제단.문수봉.주목군락.일출.황지.검룡소.구문소.용연동굴) 등이 있다.
낙동강의 첫여울인 황지는 드넓은 영남평야를 적시며 남해에 이르고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는 1천3백여리를 흘러 서해로 들어간다. 용연동굴은 1억5천만~3억년 전 사이 형성된 석회동굴(강원도 지방기념물 제39호)이며 당골광장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석탄 박물관이 있다.
◇ 교통편=청량리역(02-1544-7788)에서 태백역까지 무궁화호 다섯편(오전 8시.10시, 정오, 오후 2시.10시), 새마을호 한편(오후 5시)등 하루 6편의 열차가 왕복 운행한다. 4시간10~4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요일에 따라 편도 요금은 1만~1만7천2백원. 태백역에서 산행이 시작되는 유일사 입구까지는 상동행 시내버스(033-552-3100)가 오전 6시30분~오후 7시까지 1일 6~7회 운행된다. 요금은 1천원이다.
글.사진=김세준 기자
◇철쭉제=지역에 따라 개화 시기가 다르지만 한라산 ·지리산 ·태백산 ·소백산 ·제암산 ·두위봉 등이 국내 유명 철쭉 산행지로 손꼽힌다. 매년 5월 중순부터 6월 초순까지 철쭉제가 열린다.
태백시(033-550-2083) (http://www.taebaek.kangwon.kr)가 주최하는 태백산 철쭉제는 6월9∼12일 도립공원 당골광장 ·구문소에서 열린다. 팔도 사투리 대회 ·수석 전시회 ·물 사진전 ·향토 상품전과 함께 10일에는 등산객을 대상으로 등반 대회를 개최한다. 셔틀버스가 축제기간 중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당골∼구문소간 무료로 운행한다.
단양군(043-423-0701) (http://www.dyc21.net)이 주최하는 소백산 철쭉제는 5월31∼6월3일 고수동굴 ·도담삼봉과 연화봉일대에서 열린다.도담삼봉에서는 래프팅과 뗏목타기 체험행사가 펼쳐진다.
이밖에 정선군(033-560-2365) (http://www.jeongseon.kangwon.kr)이 주최하는 두위봉 철쭉제는 6월2∼3일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