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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직후 금값 올라 “세계 금융시장 잠재적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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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천안함 침몰 소식은 국제 금융시장에 일단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이나 신용부도스와프(CDS)처럼 위험에 민감한 분야일수록 영향이 크다. 미국 증시에선 냉각제 기능을 했다. 사고 진상이 밝혀지지 않아 당장 시장을 뒤흔들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당분간 금융시장은 천안함 관련 뉴스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잠재적인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앞으로 시장 흐름의 방향을 결정지을 관건은 북한의 연관성 여부다.

27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CMA 데이터비전에 따르면 한국 국채 5년물 CDS 프리미엄은 전날보다 0.0698%포인트 오른 0.8642%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국가 부도 위험이 커질수록 올라간다. 금값도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전날 대비 1%(11달러30센트) 상승한 온스당 1105달러40센트로 마감했다.

26일 상승세로 출발했던 뉴욕 증시는 천안함 침몰 소식이 전해진 오후 1시쯤 급락했다. 그러나 북한에서 특별한 징후가 없다는 소식에 다우지수는 소폭(0.08%) 오른 채로 장을 마감했다.

29일 한국 증시는 뉴스에 민감한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신흥시장 분석가인 임란 아마드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고는 시장에 잠재적인 위험 요인”이라며 “원화 약세와 한국물 CDS프리미엄의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과거 사례에 견주어 볼 때 침몰 사고가 시장을 혼란에 빠트릴 정도는 아니라고 내다봤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설령 북한이 관련됐다 하더라도 전면전으로 비화하지 않는다면 증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사고가 금요일에 일어나 한국 증시가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사태 추이를 지켜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진 점도 투자자 입장에선 다행스러운 점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1분기 한국 기업의 영업이익이 2000년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란 예상도 주가 하락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서울=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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