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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 천안함 침몰] 물살 빠르고 흙탕물…SSU 9차례 탐색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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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해군에 따르면 사고 해역의 기상은 이날 15노트(27.8㎞)의 북서풍과 시계 5~7마일(9.2~13.0㎞), 파고 1~2m에 수온은 3.7도로 대체로 양호했다. 그러나 바닷속은 전혀 달랐다. 침몰 해역의 조류가 시속 3~4노트(5.5~7.4㎞)로 빠른데다 물속에서 앞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사고 해역 자체가 백령도와 연평도 사이에 위치해 수중 물살이 거세다. 해난구조대(SSU) 요원들이 잠수를 시도했으나 잠수 3분 만에 탐색을 중단했다. 수영 선수는 시속 2노트(3.7㎞) 정도로 수영할 수 있어 조류가 3∼4노트로 흐르면 아무리 헤엄을 쳐도 제자리에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또 사고 해역 바닥의 갯벌이 빠른 유속으로 흙탕물을 일으키는 바람에 물속에서 1m 앞을 볼 수가 없었다고 박성우 해군 공보실장은 전했다.

한 대원은 “겉보기엔 바다가 평온한 것 같지만 막상 들어가 보면 조류가 너무 심해 작업이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원은 “2년 전에도 여기 바다에 들어간 적이 있는데 여름인데도 추운 바다였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은 밀물과 썰물이 바뀌면서 조류의 움직임이 없는 정조 시간에 맞춰 수색에 집중하고 있다. 정조 시간은 하루에 4번으로 달의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음력 2월 13일인 28일은 오전 1시와 7시, 오후 1시와 7시였다. 해군은 현재 SSU 대원 70여 명을 투입했다.

군은 앞으로 SSU와 수중폭파팀(UDT) 대원 60여 명을 추가로 투입해 수색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29일엔 특전사 707부대 30명도 투입할 계획이다. 천안함을 물 위로 끌어올릴 구조함이 늦게 도착한 것도 탐색이 늦어진 이유다. 해군은 천안함이 침몰한 즉시 구조함인 광양함(2597t)을 발진시켰다. 하지만 전투함이 아니라 속도가 늦어 사흘 만인 이날 오후 2시30분쯤에야 현장에 도착했다. 광양함에는 함수와 함미에 각각 6.25t 및 12.5t 규모의 크레인과 12t을 인양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있다. 공기가 주입되는 이 장비는 침몰 선박을 수면으로 부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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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본격적인 구조가 29일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동강 난 천안함의 함미는 폭발이 발생한 백령도 서남방 1.85㎞ 해저에 가라앉아 있다. 그러나 함수는 조류에 밀려 동남쪽 7.4㎞까지 떠내려갔다. 해군은 사고 해역 동남방 16마일(29.6㎞)에서 구명 상의 22개와 안전모 15개를 회수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백령도=정기환·강기헌 기자

수심 153m 잠수정 인양 세계기록  ◆해난구조대(SSU·Ship Salvage Unit)=잠수함이나 함정 침몰 시 인명 구조와 선체 인양 등을 임무로 하는 해군 소속 부대다. 유사시 항만이나 수로에 설치된 폭발물이나 장애물도 제거한다. 1950년 창설된 해상공작대가 모체다. 93년 서해 위도 근해에서 침몰한 훼리호 선체와 시신 인양, 북한 반잠수정 인양(98년), 제 2연평해전 때 침몰한 참수리호 인양(2002년) 등 대형 조난 사고와 군사 작전에 투입됐다. 98년 여수 앞바다로 침투하다 수심 153m에 침몰한 북한 반잠수정을 인양한 것은 세계 기록으로 꼽힌다. 심해잠수사들은 30주 동안 극한을 드나드는 교육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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