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 히딩크호 대들보 나야 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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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컨페더레이션스컵을 통해 시험대에 오르는 것은 거스 히딩크 감독만이 아니다.

히딩크 감독의 지도력이 축구 전문가.팬들의 집중 관찰 대상이라면, 월드컵까지 끊임없이 주전 경쟁을 벌여야 하는 선수 개개인의 능력 역시 히딩크 감독에 의해 냉정하게 평가된다. 월드컵이 다가올수록 선수들간에 한치도 방심할 수 없는 주전 다툼은 열기를 더한다.

'3기 대표팀' 중 가장 경쟁이 치열한 자리는 스트라이커다. 대표팀 붙박이 김도훈과 LG컵 이집트 4개국 대회를 통해 스타로 떠오른 설기현 · 안효연이 버티는 아성에 일본 프로축구 J리그파 황선홍 · 최용수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선두주자는 역시 설선수다. LG컵 기간 히딩크 감독의 입에선 설선수에 대한 칭찬이 떠나질 않았다. 소속팀 로열 앤트워프가 비록 벨기에 프로리그의 중위권 팀이지만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며 매 경기 출장하다 보니 체력 · 기량 면에서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히딩크 감독이 한국 선수의 해외 진출 모범사례로 평가한 설선수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중용 1순위다.

안효연과 김도훈도 만만치 않다. 안선수는 LG컵 이집트전에서 후반 투입되자마자 결승골을 뽑아내며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내 전술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 는 찬사를 들었고 김선수는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을 맡은 이후 한번도 주전에서 빠지지 않았을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다급한 건 황선홍 · 최용수 쪽이다. 황선수는 "2002년 월드컵 출전이 축구 인생 마지막 목표다.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몸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 며 비장하기까지 하다. 일본 진출 이후 부상으로 초반 세 경기에 결장했지만 회복 후 여섯 경기 만에 세 골을 뽑아내며 골 감각을 회복한 최선수도 2기 대표팀에서 탈락하며 구겼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중원에서는 윤정환과 유상철의 경쟁이 뜨겁다. 유연한 경기 운영과 날카로운 패스 등 플레이 메이커로서 능력을 인정받은 윤선수가 경쟁에서 한발 앞서 있지만 수비 가담 능력이 처지는 부담을 안고 있는 반면 전천후 플레이어인 유선수는 "플레이 메이커든 스트라이커든 자신있는 경기를 펼치겠다" 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골키퍼 '1진' 이운재도 안심 못한다. 이선수는 LG컵 이란전에서 선전, 합격점을 받았지만 히딩크 감독의 방침에 따라 이집트 전에서는 안방을 후배 김용대에게 내줘야 했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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