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family/리빙] 사진 찍어두기만 하나요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 파일을 열면 추억도 다시 살아난다. 서울 대치동의 최은정(35)씨가 집에서 아들 정종민(11).종완(7)군과 함께 가족여행 때 찍은 디지털 사진을 PC로 정리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이젠 생필품이 된 디지털 카메라(디카). 가족 나들이건 아이들 생일잔치건 수십장씩 척척박사니 이리도 대견한 게 없다. 문제는 PC에 산더미처럼 쌓여가는 사진 파일들. '창고 관리'가 제대로 안되면 보석 같은 추억도 얼키설키 뒤섞이게 된다. PC 도사가 아니어도 좋다. 세 가지 요령만 익혀두면 프로 부럽지 않은 '사진 관리사'가 될 수 있다.

Step 1 폴더부터 정복하자

보통 귀찮다는 이유로 PC의 폴더 하나에 '몰아넣기'로 사진을 저장하곤 한다. 이렇게 1~2년이 지나면 칡덩굴처럼 꼬이고 얽힌 사진에 질려 정리할 엄두를 못 낸다. 사진을 담는 그릇인 폴더부터 잘 정리해야 사진 요리도 맛깔스럽다.

찍스(인터넷 사진인화 사이트)의 이동구 이사는 '타임머신형' 정리법을 강력 추천한다. PC 바탕화면의 '내컴퓨터'로 들어가 폴더를 하나 만들고 그 안에 월별 또는 주별로 하위폴더를 계속 만들어 사진을 담는다.

디카 사용 3년차인 최은정(35.서울 대치동)씨도 이 방법을 쓴다. 최씨는 노트북에 '디카사진'이란 폴더를 만들고, 그 안에'2004년 5월 무창포' 식으로 날짜.장소.테마별로 하위폴더를 여럿 만들어 사진을 차곡차곡 저장해뒀다.

최씨는 "보기 쉽고 찾기 쉽게 정리해 놓으니 아이들과 사진을 보며 이야기하는 시간도 더 늘어났다"고 말했다. 요령이 붙으면 PC 보관용, 인화용, 자녀 이름별 등 입맛에 맞게 세분화해도 좋다.

Step 2 뽑으면 재미도 두 배

두살배기 아들 사진을 찍는 재미에 푹 빠진 김혜라(29)씨는 수시로 회사 인근 사진관에 들러 파일을 인화한 뒤 미니 앨범에 꽂아둔다. 창고 정리가 완벽해도 사진이 수천장 쌓이면 들여다 보기 어렵기 때문. 사진을 인화하면 '잠자는 추억'도 살아난다. 김씨는 "아이와 함께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게 인화사진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사진을 뽑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디지털 인화기를 갖춘 사진관을 찾거나, 인터넷 인화전문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포토 프린터를 사는 것이다.

이 중에서 인기있는 게 찍스(www.zzixx.com).오케이포토(www.okfoto.co.kr).스코피(www.skopi.com) 등 인화전문 사이트다. 찍스의 이동구 이사는 "4×6(10.2㎝×15.2㎝) 사이즈 사진이 장당 250원으로 사진관보다 싸고(가격은 업체마다 다르다), 사진관을 오가는 시간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초보자라도 사이트에 접속해 설명대로 따라하면 손쉽게 사진을 받아볼 수 있다. 보통 회원 가입→사진 올리기→크기.매수 선택→결제의 순서로 이뤄진다.

문서 출력처럼 잉크를 묻혀 사진을 만드는 포토 프린터는 집에서 언제나 쓸 수 있는 게 강점. 증명사진처럼 급할 때도 좋다. '넌, 디카사진 어떻게 정리하니' (영진닷컴)의 저자 김남권씨는 "다만 4×6 크기 인화지가 10장에 9000원 정도로 비싼 게 흠"이라고 말했다.

Step 3 나누면 즐거움이 세 배

디카엔 '3락(樂)'이 있다. 찍는 즐거움, 인화지로 뽑아보는 즐거움, 그리고 인터넷 앨범을 통해 타인과 나누는 즐거움이다.

최근 유행은 단연 인터넷 앨범이다. 디지털 사진은 의사소통의 한 도구다. 싸이월드의 미니 홈피를 포함해 다음의 카페, 네이버의 블로그 서비스 등을 앨범으로 훌륭하게 활용할 수 있다. 회원가입 후 게시판을 이용해 PC 내 폴더의 사진을 찾아 올리면 된다. 인터넷이 서툰 주부라면 자녀들과 함께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김남권씨는 "사진이 있는 곳엔 이야기가 있다"며 "깔끔한 사진 정리를 통해 가족.친구.동료들과 더 많은 얘깃거리를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jsool@joongang.co.kr>
사진=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

인화할 때 알아두세요

"왜 모니터에서 본 것과 색이 다르죠?"

인터넷 인화 업체에 가장 많이 접수되는 디카 사용자들의 항의성 질문이다. 찍스의 이동구 이사는 "집에서 보는 사진 파일과 인화된 사진은 색상.선명도 등에서 차이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화할 때 다음과 같은 것들을 알아두면 좋다.

# 모니터를 믿지 말자

모니터 모델과 그래픽 카드의 특성은 천차만별이다. 사용자가 색을 조정할 수도 있지만 어렵다. 무료 인화권을 통해 시험 인화를 해보는 게 좋다. 여러 사이트를 방문해 자신의 모니터와 비슷한 사진이 나오는 곳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 사진이 잘렸어요

디카사진 파일은 가로:세로 비율이 4:3이다. 그러나 인화사진은 비율이 3:2다. 비율 차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사진 위.아래 부분이 잘릴 수 있다. 업체별로 인화 주문시 잘리는 부분을 미리 볼 수 있으니 세심히 살피는 게 좋다.

# 광택이냐, 무광택이냐

인화지 중에서 광택지는 표면을 윤이 나게 처리해 빛이 반사되는 정도를 높인 것이다. 선명도와 풍부한 색을 원할 경우 좋다. 단 지문이 묻으면 자국이 뚜렷이 나타난다. 무광택지는 이와 반대로 자주 만지거나 가벼운 느낌의 사진에 좋다.

디카 고수의 사진정리법 +α

# 난 알뜰 디카족

인화할 땐 여러 사이트를 비교해 보고 할인 이벤트를 적극 이용하자. 50%까지 깎아주는 업체도 있다. 마일리지 서비스도 꼼꼼히 챙긴다. 인화사진은 별도로 택배비나 등기우편 요금을 내야 하지만 동네 사진관과 가맹점 계약을 한 사이트를 이용하면 이런 돈을 안내도 된다.

# 사진 파일은 크게

디카 메모리가 허락하면 가능한 높은 해상도로 찍어두는 게 좋다. 나중에 크게 인화하고 싶은 사진이 생겨도 해상도가 작으면 잘 안 나온다.

# 다이어트 기술도 익히자

이용자가 늘어 사진 용량에 제한을 두는 사이트들이 많다. 싸이월드나 다음 카페 등도 일정한 크기를 넘는 사진은 올릴 수 없다. 포토샵 프로그램이 깔려 있다면 상단 풀다운 메뉴에서 'file'을 클릭하고 'save for web'명령어 기능을 이용해 용량을 줄일 수 있다.

# 안성맞춤 지갑 사진

지갑에 한장 쯤은 넣고 다니는 가족사진. 볼품 없게 오리지 않아도 된다. 대부분의 인화 사이트에선 신용카드만한 '지갑사진'을 따로 뽑아준다

# 평생 앨범을 만든다

아무리 폴더 정리를 잘 해도 실수로 지우면 만사가 허사. 그 대비책이 'CD 굽기'다. 네로 버닝 롬과 같은 전용 프로그램을 다루지 못해도 좋다. PC에 윈도XP가 깔려 있다면 할인점 등에서 구입한 빈 CD를 CD 드라이브에 넣고 파일복사하듯 마우스로 폴더 안의 사진 파일을 끌어다 CD에 담으면 된다.

#'매일'사진은 포토박스로

포토박스는 엽서형 앨범인데 낱장으로 만든 포켓에 사진을 잘라 끼운다. 냉장고.책상 등에 붙여 놓고 매일 볼 수 있다.

# 이야기를 붙이자

인화한 디지털 사진을 앨범에 끼우고 포스트잇 등을 붙여 아기자기한 사연을 적는다. 만화의 말풍선처럼 읽는 재미가 있고, 훗날 봐도 잊혀진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난다. 갓난아이가 있다면 탄생.돌 등 테마별로 꾸며진 성장앨범을 이용해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

# 색이 바래졌어요

포토 프린터는 집에서 사진을 뽑는 대신 레이저 빛이 아닌 잉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변색할 수 있다고 한다.

◆도움말:찍스 이동구 이사, 김남권씨('넌, 디카사진 어떻게 정리하니' 저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