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주 체력 튼튼하지만 투자추천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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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괜찮았다. 경쟁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론사가 1분기 적자를 본 반면 삼성전자는 1조2천4백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이달 들어 종합지수가 7.7% 올랐으나 삼성전자 주가는 1%(2천5백원) 떨어졌다. 외국인들이 매수규모를 줄였기 때문이다.

이 회사 지분 58%를 보유한 외국인들은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올해 삼성전자 실적이 지난해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 딘 위터도 24일 삼성전자의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 에서 '중립' 으로 한단계 낮췄다.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의 64%를 반도체에서 벌어들였다. 통신(14%).디지털미디어(13%).생활가전(7%)이 기여한 비율은 미미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경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주력제품인 128메가D램은 최근 3.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3월말의 5.08달러에 비해 1.58달러 떨어졌다.

외국인들은 특히 서버용 메모리반도체(EDO D램)가격 하락에 신경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가 독점해온 64메가EDO D램은 올해초 11.3달러에서 최근 5달러대로 떨어졌다. 대형 수요업체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EDO대신 SD램을 채택할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 주가가 꿋꿋이 버텨낸 데는 램버스반도체 등 효자제품이 한몫을 했다. 하지만 일본 NEC가 최근 램버스쪽을 강화할 조짐이어서 삼성전자를 긴장시키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 가격의 반등을 확인하기 전까지 투자 추천에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삼성전자의 경쟁력과 펀더멘털은 높게 평가하고 있다. 최대의 경쟁업체인 마이크론이 올해 적자가 분명한 반면 삼성전자는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 또 대만.일본은 메모리 분야에서 아직 적수가 되지 못한다.

여기에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제품군을 갖춘데다 탄탄한 판매망을 갖고 있다. 인텔이 삼성전자와 손잡고 램버스D램을 강력히 밀고 있고, 삼성전자의 반도체 대부분이 대형 구매처와 장기납품 방식으로 소화되고 있다. 외국 금융기관들도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올해 3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 딘 위터는 ▶올해 매출 35조6천억원, 순이익 3조2천억원▶내년에는 매출 39조원, 순이익 4조3천억원을 예상했다.

이희성.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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