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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장원급제 답안 첫 발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조선시대 과거시험 문과 장원급제자의 합격증과 답안지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이 고문서의 주인공은 조선 후기 홍문관 제학(弘文館 提學)을 지낸 서계(西溪) 박세당(朴世堂.1629~1703)으로, 그는 1666년(현종1년) 별시(別試) 문과에 장원급제했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국학팀(팀장 이종묵)은 최근 서계 11대손인 박찬호(79.경기도 의정부시)씨로부터 상당한 분량의 '서계종택 고문서' 를 기탁받아 정리하던 중 이를 발견해 중앙일보에 공개했다.

급제 당시의 시험 답안지인 시권(試券)에는 수험번호와 신원, 시험문제, 시제에 대한 답, 오.탈자의 수정, 감독관의 검열 표시 등이 생생한 필체로 기록돼 있다. 합격증인 홍패교지(紅牌敎旨)에는 '문과갑과제일인급제(文科甲科第一人及第)' 란 내용이 글 큰씨로 적혀 있다.

이와 함께 서계의 아버지 박정(朴炡.1596~1632)이 인조반정(1623년) 3등 공신에 책봉된 사실을 적은 '정사공신교서(靖社功臣敎書)' 도 나왔다. 교서는 왕의 즉위나 국난 때 공을 세운 사람에게 토지나 노비를 내리는 증표로 인조대에 발급(1625년)한 정공신(正功臣) 교서로는 이 또한 처음 나온 것이다.

고문서의 권위자인 박병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홍패나 시권, 교서는 그 자체가 희귀해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크며 과거제도사와 서예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 라고 평가했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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