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러, 안보협력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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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러시아와 유럽연합(EU)이 역내 안정을 위해 안보 분야에서 공동 보조를 취하기로 합의하는 등 관계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제 교류도 대폭 확대할 전망이다.

양측의 유대 강화 움직임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미사일 방어(MD)체제 구축으로 상징되는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한 견제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EU대표단은 17일 모스크바를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장기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는 EU 의장국인 스웨덴의 예란 페르손 총리,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 하비에르 솔라나 EU 공동 외교.안보정책 대표 등이 참석했다.

공동선언에서 양측은 유럽 내 정치 및 안보 문제와 관련해 더욱 긴밀한 대화와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양측은 안보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다루고 안보 및 국방정책 관련 정보를 서로 제공키로 했다.

나아가 핵비확산.군축 문제에서도 협력을 발전시켜 6월에는 핵안전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날 정상회담에서 MD와 탄도탄요격미사일(ABM)조약의 존폐 문제가 다뤄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양측은 이날 상호 교역시 결제통화로 유로화를 채택하는 문제와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을 긍정적으로 논의하는 한편 발칸.중동 등 지역 분쟁에 공동 대처한다는 데도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양측의 관계 강화 조짐은 미국 주도의 일극체제에 맞서 유럽에 바짝 접근하려는 러시아의 전략과 폴란드.리투아니아 등 중동부 유럽국가를 편입시켜 EU의 몸집 불리기를 추진해온 EU가 상호교감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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