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정찰기 해체 뒤 반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베이징 = 유상철 특파원] 미국 국방부는 지난달 하이난(海南)섬에 불시착한 EP-3 정찰기의 동체를 해체해 반환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미 NBC방송이 16일 보도했다.

국방부 관리들은 이날 NBC와 회견에서 "우리는 EP-3기를 수리해 미국으로 가져오는 방안을 포기했다" 며 "대신 정찰기를 해체해 수송기 편으로 싣고 나오는 계획을 중국측과 협의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국의 비행기 수송전문 회사인 안토노프 에어라인측은 "미국 관리들과 EP-3기 해체수송이나 비용 등의 문제를 협의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고 말했다.

이 회사 대변인은 "날개와 꼬리만 따로 떼어내 실으면 충분히 수송이 가능하다" 며 "서류작업 등을 포함해 1주일 정도면 수송을 끝낼 수 있을 것" 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비행기로도 수송이 가능하지만 미국측은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영국 사설 비행기회사에 의뢰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중국은 정찰기를 외국회사가 해체해 가져가도록 하는 미국측의 제안이 공식 접수되기를 내심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비행기를 가져 오겠다" 던 미국과 "그럴 수는 없다" 며 버티던 중국이 한발씩 양보해 절충점을 찾게 됨에 따라 지난달 1일 공중충돌 후 좀처럼 타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미.중간 정찰기 반환 협상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