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건물] '서울시 어린이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서울 중구 서소문에서 정동교회로 올라가는 골목에 외벽을 칠없는 거친 나무로 꾸미고 외관을 비정형적으로 구성한 건물이 서있다. 주로 맞벌이 가정에서 맡긴 생후 3개월~취학 전 아동을 낮시간 동안 돌봐주는 서울시 어린이집이다. 보육정보센터를 겸하고 있다.

흔히 어린이집 하면 연상되는 알록달록하고 귀여운 모습 대신 나무와 콘크리트.철재가 그대로 드러나 주위의 낡은 건물들과 무난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다만 비뚤어진 육면체를 여러개 연결한 모습이 다른 건물들과 다르다.

지난해 지어진 뒤 1.2층은 서울시청 직원과 인근지역 주민의 아이들 1백20여명을 돌보는 공간으로 쓰이고 3.4층은 보육정보센터다.

건물 내부도 겉모습처럼 이리저리 어긋나는 비정형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밖의 어수선한 분위기와는 딴판으로 아늑한 느낌이 든다.

설계를 담당한 '건축사무소 힘마' 의 서혜림 소장은 "다양한 체험을 통해 즐거움과 배움을 동시에 맛보게 해주는 보육시설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고 말했다. 아이들이 조각그림 맞추기를 하듯 각 공간과 공간 사이의 이어짐 등에서 호기심을 충족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복도 역시 단조로운 일직선 형태가 아니고 교실도 직사각형이 아니다.

이렇다 보니 일반 건물과는 다른 아쉬움도 있다고 한다. 어린이집 황인아 사무장은 "예를 들어 창의 형태를 안전에 신경을 써 만들었더니 환기가 어렵고 채광이 잘 안된다" 고 말했다.

인덕대 최경숙(건축학과)교수는 "건축적 조형성이 뛰어나다고 해서 이용자의 편의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며 "복도.계단 등 공유 공간에 비해 보육실 등의 면적이 적어 건물의 효율성이 낮다" 고 평했다.

신혜경 전문위원

<서울시 어린이집 위치>

▶위치 : 서울시 중구 서소문동▶용도 : 교육연구.복지시설▶대지면적 : 2백72평▶건축면적 : 1백54평▶연면적 : 6백5평▶규모 : 지하 1층.지상 4층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