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주)코코실버 안정오 대표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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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코코실버㈜ 안정오(安正五.51)대표이사는 '발명품 제조기계' 같은 사람이다. 지금까지 발명한 제품.제조법이 7백개가 넘는다. 1990년 이후에만 3백60건을 특허출원해 특허청 관계자들이 '안정오' 하면 '아, 그 사람'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고 한다.

어린 시절의 어설펐던 '요철 발명왕' 이 프로가 된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방안에서 쓸 수 있는 깡통난로와 콩나물 재배기구 등을 만들었다. 탈곡기에 벼 베는 기능을 첨가한 소형 콤바인을 만든다며 집안의 탈곡기를 망가뜨린 적도 있다.

그는 고2 때 앞뒤를 암수나사형으로 만들어 조이기만 하면 이어지게 되는 건전지로 첫 특허출원을 했다.

이후 화폐계수기, 자동 사격장치, 단팥죽에 들어가는 인스턴트 떡 제조법, 말하는 완구, 밤껍질 까는 기계 등을 잇따라 내놓았다.

한때 완구회사를 차려 큰 돈을 벌기도 했으나 발명에만 몰두하다 보니 세상 물정을 몰라 사기도 당했고 사업에 실패해 전 재산(약 11억원)을 까먹었다. 하지만 뛰어난 발명기술 하나로 95년 코코실버를 세우면서 재기했다. 오는 19일 발명의 날에는 산업포장도 받는다.

요즘 그는 은(銀)을 활용한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김재수 박사를 만났다가 은이 천연 항생물질이라는 말을 듣고, 金박사가 개발한 은 합성 원단기술을 상용화해 항균.항암효과가 있는 '은 팬티' 를 만들었다. 安씨는 "아크릴.나일론 등에 은 입자를 합성한 뒤 면과 섞어 만든 은 팬티는 천연섬유보다 90배나 항균력이 뛰어나다" 고 말했다.

이밖에 전자동 은용액 제조기, 은 비누, 은 칫솔 등을 발명했고 올 하반기께는 유해성분을 제거한 은 담배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4월에는 은 섬유와 은 담배를 제네바국제발명품 전시회에 출품해 '은상' 을 받기도 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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