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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수호신' 조용준 MVP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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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1m76㎝. 야구선수로서 큰 키가 아니다. 그렇지만 마운드에만 서면 거인이 된다. 바로 현대의 마무리 투수 조용준(25)이다.

조용준은 이번 한국시리즈 아홉 경기 중 일곱 경기에 등판해 3세이브를 올렸다. 세 차례나 무승부가 나온 접전에서 현대가 우승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철저한 조용준의 '뒷문 단속'이었다. 이런 공을 인정받은 조용준은 야구 기자단의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81표 중 68표를 얻어 압도적으로 MVP가 됐다. 상금 1000만원. 폭우 속에서 진행된 9차전에서도 조용준의 투구는 빛났다. 8-5로 앞선 8회 등판한 조용준은 2이닝.2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자책점은 없었다. 거의 매 경기 출전해 12.1이닝을 던지면서 9안타.5사사구.2실점(자책점 0)의 빼어난 기록이었다.

조용준은 정규시즌에서 마무리로는 드물게 10승(3패.34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동점이거나 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주 등판했기에 얻을 수 있었던 성적. 조용준 자신도 "제 이름을 찾으려면, 세이브 순위 말고 다승 순위에서 찾아주세요"라고 농담을 건넬 정도로 자랑스러워한다.

그러나 정작 '세이브왕'은 삼성의 임창용(36세이브)에게 빼앗겼다. 2세이브가 부족했기 때문. 2승(4패)만 올린 임창용에 비해 '궂은 일'은 더 많이 하고도 왕관은 놓친 아쉬운 시즌이었다. 결국 부족했던 '2%'를 한국시리즈에서 채운 조용준은 "신인왕을 받았을 때보다도 지금이 더 기뻐요"라며 "결국 3세이브를 추가했으니 (임)창용이형도 제가 이긴 거 아닌가요"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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