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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A 경비 반세기 만에 임무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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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주한미군이 맡아 왔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 임무가 1일로 한국군에 완전 이양됐다. 단 소속은 형식적으로 JSA를 관할하는 유엔사령부(사령관 리언 러포트 주한미군 사령관)에 계속 남는다.

주한미군 측은 주한미군과 합동참모본부 간 합의된 '군사임무 전환에 대한 이행계획'에 따라 지난달 31일 판문점 남측의 미 2사단 캠프 보니파스에서 양국군 간 경비 임무 이양식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판문점 경비대대의 주둔지였던 미2사단의 캠프 보니파스는 한국군이 관리.운영을 책임지며, 판문점 인근의 '오울렛 초소' 관리도 한국군이 맡았다. 주한미군은 이날로 오울렛 초소의 경비 및 수색 임무에 투입했던 '스카우트 팀(수색대)'의 활동을 중단했다. 이로써 반세기 만에 휴전선 155마일 전 지역의 경비 책임을 한국군이 전담하게 됐다.

임무 이양과 함께 판문점 경비대대는 기존 500여명에서 650여명으로 늘어났다. JSA 일대가 수도권 북방의 최전방 방어 통로라는 안보적 상징성을 감안해 경비대대의 책임자인 대대장은 주한미군 중령이 계속 맡도록 했으나, 실질적인 경비 임무를 책임지는 부대대장은 한국군 중령이다. 경비대대에는 지휘부와 연락.행정 업무를 맡기 위해 40여명의 주한미군 장교와 부사관 등이 남는다. 대대 본부에 배치된 이들 40여명은 미 2사단이 한강 이남으로 옮기는 2008년 이전에 모두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비대대의 폴 스나이더 대대장은 "JSA 경비 임무 이양은 한국군이 역할 증대를 통한 자체적인 한반도 방어 능력을 확대해 가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고 밝혔다. 심동현 부대대장도 "육군에서 직접 선발심의위원회를 열어 최정예의 장병들을 선발해 지난 7월 1일 경비대대를 편성했다"며 "안보 태세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은 정전협정 체결 이후 판문점 일대의 경비 임무를 전담해 오다 91년 한국군 1사단에 일부 경비 임무를 넘겨주고 JSA 남쪽의 대성동 마을 일대와 오울렛 초소의 운영을 책임져 왔다.

JSA에는 당초 군사분계선이 그어지지 않았으나 76년 8월 18일 북한군에 의한 '도끼 만행사건'이 발생한 뒤 충돌방지를 위해 군사분계선이 설정되고 이를 경계로 양측이 각각 분할 경비를 맡고 있다.

판문점=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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