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대학 집단커닝 관행 고쳤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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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참으로 암울한 소식이다.

최고 지성인이라는 서울대 신입생 20여명이 집단 커닝을 했다는 사실은 바로 우리 교육의 현 주소를 말해주는 듯하다. 집단 커닝 말고 개인적으로 하는 부정행위는 또 얼마나 일반화돼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일이 어디 서울대에만 있었겠는가.

우리는 이 사회의 기성세대가 오염돼 희망이 없다고 말하지만 미래를 짊어질 정직한 인재를 길러내지 못한다면 20, 30년 후의 앞날도 걱정스러울 뿐이다.

얼마전 포항의 한 대학에서 무감독 시험을 치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선한 충격을 받은 일이 있다. 하지만 정직한 젊은이들이 사회에 나와 커닝 실력으로 다져진 그들과 과연 경쟁할 수 있을지 회의가 든다. 공정한 심판관이 없는 우리 사회에서 말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대학총장을 비롯한 교육자들이 적극 나서 대학의 잘못된 관행을 과감히 수술해야 한다. 정직하게 진리를 추구하고 성실하게 학문을 연마한 학생들, 더불어 사는 사회라는 점을 깨닫고 있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빛을 낼 수 있어야 한다.

노재환.서울 강서구 등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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