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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종교화합' 계기 화해를 생각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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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사람들은 갖가지 이유로 갈등.대립하고 다투는 역사를 되풀이해 왔다. 분쟁의 원인은 종교.이념.사상.민족.인종과 영토 문제 등 다양하다. 그러나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은 화해할 줄 안다는 것이다. 화해의 의미와 방법을 알아본다.

◇ 화해의 뜻과 필요성

①종교적.일반적 의미=히브리어로 '화해하다' 에 해당하는 단어는 원래 '덮는다' '닦아내다' 를 뜻한다.

서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화해가 이뤄질 수 없다. 유대인의 생활규범인 『탈무드』의 가르침이다. 한쪽만 잘못을 인정하면 진정한 화해가 성립할 수 없다는 얘기다. 양쪽 모두 잘못을 반성하고 대립 관계에서 대등한 관계로 바뀌어야 한다. 이것이 화해의 원칙이다.

화해는 다양한 이유로 파괴된 인간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 꼭 필요하다.

②법적 의미=민법상 당사자들의 주장이 일치하지 않아 분쟁이 생겼을 때 서로 양보해 분쟁을 끝낼 것을 약정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이다. 화해는 법률 관계를 확정하는 효력을 가지며, 당사자는 화해 계약으로 확정된 의무를 이행하고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

화해는 재판에 비해 간편하고 비용이 덜 들며 당사자끼리 분쟁을 해결함으로써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화해를 향해 달리는 두가지 사례

①교황의 이슬람사원 방문=중앙일보 5월 8일자 9면에는 '종교 화해 평화 기원' 이라는 제목 아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80)가 로마 가톨릭 수장으로는 사상 처음 6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이슬람사원(모스크)을 방문한 뒤 다음날 골란고원으로 향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바티칸측은 이날 "이슬람교와 유대교, 이슬람 국가들과 이스라엘간의 분쟁이 계속되는 유혈의 땅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골란고원을 찾는다" 고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교황은 6일 다마스쿠스의 오마야드 이슬람사원에서 "이슬람과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제 우리 종교 공동체를 갈등이 아닌 대화의 집단으로 만들어야 한다" 고 두 종교의 화해를 강조했다.

②가톨릭과 불교의 만남=중앙일보 4월 30일자 17면에는 '부처님 오신 날 특별한 만남' 을 주제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수도산에 있는 봉은사에서 혜조(慧照.42.서울 성북동 청룡암) 스님과 양(梁)비안네(60.서울 포교 베네딕토회 성남분원)수녀가 만나 대화한 내용이 소개됐다.

절을 찾은 비안네 수녀가 합장한 뒤 성불하라고 인사하자 혜조 스님도 합장하며 반갑게 맞는다.

비안네 수녀가 이 절을 찾은 이유는 두 가지다. 부처님 오신 날과 이날을 기념해 봉은사에서 열린 '전통 등 전시회' 에 출품한 혜조 스님의 작품이 최우수상을 받은 것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두 사람은 세상을 비추고 희망을 주는 것이 모든 종교가 해야 할 일이라는 점에 공감했다.

◇ 활동 주제

①미국 난민위원회의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1999년 한해만 전쟁.탄압 등으로 외국에 대피했거나 삶의 터전을 잃은 난민은 98년보다 23% 늘어난 3천5백만명이다. 절반은 아프리카 내전 피해자들이다.

☞표를 보고 백지도에 분쟁 지역.원인을 표시한다.

②기독교와 이슬람 분쟁의 골은 11세기까지 올라간다. 당시 이슬람 유목민족 셀주크 투르크가 세력을 키워 기독교 성지인 예루살렘을 빼앗는다. 1095년 로마 교황 우르반 2세는 프랑스의 클레르몽 종교회의에서 성지 회복을 위해 십자군 파병을 제창한다. 이듬해부터 서유럽 기독교도들은 예루살렘을 탈환하려고 1272년까지 여덟차례 원정에 나선다.

☞십자군 원정 경로를 지도에 표시하고, 전쟁의 정치.경제.사회적 원인과 결과 등을 분석한다.

③갑은 을에게 1백만원을 받기로 한 기한이 지나 이자 외에 위약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을은 사정이 생긴 만큼 이자만 추가해 갚겠다고 한다. 화해를 통해 해결해 본다.

④불교에서는 세상을 분리.대립.모순이 아니라 서로 연관돼 조화를 이루는 관계로 본다. 가족.이웃.민족.인종.종교.국가 등이 공존하는 길은 무엇일까.

⑤오늘자 신문에서 화해가 꼭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화해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찾아 보자.

이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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