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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up] "국민은행, 구조조정 곧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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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강정원(사진) 신임 국민은행장은 1일 "가치 창조의 기반이 국내와 국민이라는 점에서 국민은행은 앞으로도 은행의 공공성을 중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은행들의 전쟁이 시작됐다"며 "앞으로 1~2개월 내에 구조조정과 조직통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강 행장은 이날 취임식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은행은 고객 수가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보다 많은 국내 최대의 리딩뱅크이므로 절대 공공성을 외면할 수 없다"며 "금융감독 당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당국과 주주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LG카드를 추가지원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한 검토를 통해 입장을 정리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또 현재 국내 은행산업이 놓인 경쟁 환경을 중국의 전국시대에 비유하며 "어느 은행도 물러설 수 없는 일대 격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 경제의 구조전환 과정에서 저성장시대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신용카드 부실에 이어 주택금융의 부실 문제가 우려되는 것은 국민은행에 위기"라고 말했다.

강 행장은 "최근 신한금융지주의 라응찬 회장이 2008년까지 자산과 시가총액에서 국민은행을 제치겠다고 했는데 도전장을 내신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우리.하나.신한 등이 리딩뱅크를 넘보며 치열하게 추격해오고 있고 한국씨티은행과 HSBC도 의미있는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은행을 흡수한 한국씨티은행과 HSBC는 수년 내 시장점유율을 10%까지 높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는 이 같은 위기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가계대출 부실화로 약화된 건전성과 수익성을 개선하는 일을 경영혁신의 우선 과제로 꼽았다. 현재 74% 수준인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100% 수준으로 높여 부실자산을 과감하게 털어내고 고정 이하 부실여신의 비율을 2%대로 낮출 계획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강 행장은 또 "국민은행이 합병 이후 합병 효과를 낼 만한 구조조정을 추진하지 않았다는 시장의 지적이 있다"며 "1인당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은 상황을 파악해 한두달 내에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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