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 새실험…경제묘안 짜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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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부의 경제팀과 민주당.한나라당의 경제정책팀 3자의 경제정책 토론회(19~20일)는 "정치권에서 전례가 없던 행사" 라는 게 여야의 시각이다.

◇ "거짓말쟁이" 말다툼이 계기=토론회는 4월 임시국회 때 '거짓말쟁이' 소동이 출발점이었다. 예결위에서 공적자금 문제를 놓고 한나라당 신영국(申榮國)의원 등이 "거짓말쟁이" 라고 거칠게 공격하자 진념(陳稔)경제부총리는 "증거를 대라" 고 강하게 맞섰다.

회의 뒤 뒤풀이 저녁 자리에서 "오해가 많은 것 같다. 경제엔 초당적으로 협력한다" 는 얘기가 오간 끝에 "그렇다면 국회 밖에서 학문적인 분위기를 곁들여 진지하게 시각차이를 줄여보자" 고 약속한 것. 그 뒤 陳부총리와 예결위의 정세균(丁世均.민주당).이한구(李漢久.한나라당)간사가 의논 끝에 '1박2일 합숙토론회(19일 원주 오크밸리)' 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당내의 '경제 간판' 을 내놓기로 했고, 정부 경제팀도 팀장인 陳부총리 이외에 핵심 현안을 다루는 전윤철(田允喆)기획예산처 장관.이근영(李瑾榮)금융감독위원장을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丁위원장과 강운태(姜雲太)제2정조위원장.박병윤(朴炳潤)의원 이외에 경제부총리(YS정권 시절)를 지냈던 홍재형(洪在馨)의원을 선발, 중량감을 높였다.

한나라당은 경제부총리(5공 시절)출신인 김만제(金滿堤)정책위의장이 주장을 맡았고 이상득(李相得)국가혁신위 부위원장.이강두(李康斗) 당 예결위원장.안택수(安澤秀).이한구 의원이 나섰다. 이상득(코오롱사장 경력).정세균(쌍용그룹 상무 출신)의원은 무엇보다 실물 쪽의 분위기 전달에 충실할 작정이다.

"세명의 전.현직 부총리가 나서는 만큼 토론회는 깊이가 있을 것" 이라는 게 여야 모두의 기대다. 3자는 "당리당략과 정략을 배제한 초당적인 논의로 이끌자" 는 가이드 라인을 설정했다.

◇ 국가채무.현대.공적자금 등 논의=토론 주제에는 국가채무.추경.기업규제 완화.공적자금.현대.대우차 문제 등이 올라간다. 그렇지만 현안에 대한 시각차가 커 '결실' 이 나올지에 대한 전망은 불확실하다. 국가채무 논란만 해도 정부는 1백19조원, 한나라당은 최대 1천조원(이한구 의원)이라고 주장한다.

국회 관계자는 "경제상황을 보는 입장이 다르지만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는 자체가 국민들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줄 것" 이라면서 "그렇지 않고 정치공방의 실망스런 모습을 보이면 이번 실험은 실패로 끝날 것" 이라고 말했다.

송상훈.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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