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바마, 이번엔 금융개혁 승부수 던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역사적 서명식 갖는 오바마=오바마는 하원에서 21일(현지시간) 가결된 건보 개혁법안이 백악관으로 이송됨에 따라 23일 민주당 의원과 각료, 백악관 고위 참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역사적인 법안 서명식을 가졌다. 서명식은 백악관의 이스트룸에서 TV로 생중계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워싱턴의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이틀 전 하원을 통과한 건강보험 개혁법안에 서명하고있다. 오바마는 20개의 서로 다른 펜(아래 작은 사진)을 이용해 한 자 한 자 자신의 이름을 썼다. 서명에 사용된 펜은 건보 개혁을 지지해 준 사람들에게 기념품으로 선물할 예정이다. 법안은 오바마의 서명과 동시에 법률로서 즉시 발효됐다. [워싱턴 AP=연합뉴스]

오바마는 25일에는 아이오와주 아이오와시티에서 건보 개혁법이 가져올 변화상을 주제로 대중 집회에 나서기로 했다. 아이오와시티는 2007년 5월 오바마가 대선 후보로서 건보 개혁 방안을 처음으로 제시했던 곳이다. 이번 집회는 법 통과 후 정리 연설을 통해 건보 개혁을 일단락 짓는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 때까지 건보 제도 문제에 관해 자주 연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건보 개혁을 선거 쟁점화하려는 공화당의 전략에 오바마가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융개혁 등 새 화두 꺼낸 민주당=미 상원 금융위원회는 22일 민주당 소속 크리스토퍼 도드 위원장이 제출한 금융규제 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 건보 표결과 마찬가지로 공화당 의원 전원(10명)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찬성 13표로 통과됐다. 이 법안은 소비자금융보호기구 설치, 금융안정감독위원회 신설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오바마는 즉각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그는 “금융 개혁법안의 최종 통과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고 평가한 뒤 “개혁안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를 저지해 달라”고 주문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도 이날 “금융개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지금 조치를 취하는 데 실패한다면 글로벌 어젠다로 만들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민주당 상원의원 22명은 올해 안에 에너지·기후변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기후변화 대응 법안 마련을 주도하고 있는 대선 후보 출신의 존 케리(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은 “이제 백악관이 더 많은 에너지와 관심을 기후변화 대응 문제에 쏟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개혁과제 중 두 번째 입법투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취임 1년 동안 최대 현안이던 건보 개혁이 일단락되면서 그동안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과제들이 일제히 테이블 위에 놓이는 모양새다.

◆반발하는 공화당=건보 법안 통과 하루 만에 공화당은 법안 철회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존 매케인(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은 성명에서 “민주당은 11월 중간선거에서 국민의 희망을 거스르면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나는 앞으로 매일 싸움을 벌여 나갈 것이며, 건보법은 당장 철회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2012년 차기 대선의 유력한 공화당 후보로 거론되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오바마 대통령이 적나라한 당파성을 등에 업고 목적을 위해 수단을 정당화했다”며 건보법안 철회를 주장했다.

◆주정부는 소송 채비=공화당 소속의 버지니아주 켄 쿠치넬리 검찰총장은 22일 “미 연방의회가 국민들에게 보험에 가입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하는 대로 대법원에 위헌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미 언론들은 최소한 공화당이 우위에 있는 플로리다·사우스캐롤라이나 등 12개 주에서 이런 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라고 전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