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과학기술계 '세계 최초' 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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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국내 과학기술계에서 '세계 최초' 논쟁이 일고 있다.

발단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막기술연구센터 고석근 박사가 지난 3월 말 '종이처럼 얇은 두루마리식 스피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고 발표한 것이다.

이 내용이 매스컴을 통해 일제히 보도되자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김승조교수가 각 언론사에 자료를 보내 "그것은 오래 전에 미국의 메저먼트 스페셜티스(http://www.msiusa.com)(이하 메저먼트)사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나도 메저멘트 제품으로 음질개선 연구를 하고 있다" 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金교수는 '이런 사실을 알고도 세계 최초라고 했다면 이는 연구자의 양심을 의심케 하는 행동' 이라고 덧붙였다.

메저먼트도 최근 이를 보도한 국내 10여개 언론사에 대해 정정보도를 해달라는 요청서를 국내 대리점인 기림통상을 통해 언론중재위원회에 냈다.

고석근박사는 파문이 확산되자 "메저먼트의 제품은 음향기기로 사용할 수 없으나 나의 개발품은 가능하다" 며 金교수와 메저먼트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전문가 입장에서 볼 때 (金교수의 주장은)장난감 로봇(메저먼트 제품) 개발과 산업용 로봇(高박사 개발품) 개발간에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고 반박했다. 근거로 메저먼트와 자신이 개발한 스피커의 성능실험 데이터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미 ABC뉴스(http://www.abcnews.com)가 전문가인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의 우치노 겐지 교수의 호평을 곁들여 그의 연구결과에 대해 보도한 내용을 첨부했다.

高박사는 누가 옳은지 가리기 위해 e-메일로 金교수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과학기술부와 출입기자단도 메저멘트 관계자와 高박사.金교수의 3자 공개 토론회를 추진 중이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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