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최고위원 워크숍 발언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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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7일 서울 여의도 맨하탄 호텔에서 오전 7시30분부터 시작한 민주당 '최고위원 워크숍' 은 비공개로 4시간동안 이어졌다.

김중권 대표와 열명의 최고위원들(張乙炳 최고위원은 외유로 불참)이 돌아가며 견해를 밝혔다. 회의를 끝내고 나오는 최고위원들의 표정은 무거웠다.

현안에 대한 견해차도 있었다. 정대철 최고위원이 이무영 경찰청장 경질론을 제기하자 안동선(安東善)최고위원은 "일이 있을 때마다 책임자를 바꾸면 누가 책임지고 사회질서를 지켜나가겠느냐" 고 반박했다. 또한 '강한 여당론' 을 놓고 "이는 집권 초기때의 정국운영 방안이지 지금은 적절하지 않다" 는 문제 제기도 있었다.

◇ 민생.경제

▶김기재=3년동안 돈이 풀리기만 해 물가가 위기상황이다. 부산은 지금 '고통지수' 가 전국 최악이다. 정부가 부산 등 4대 광역시에 신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정권이 끝날 때까지 언제 집이 지어질지도 모르는 정책이 무슨 정책이냐.

▶정동영=물가동향이 심상치 않다. 가뭄 등으로 농수산물 가격 파동조짐까지 있다. IT산업 인력공급이 제대로 안되고 있어 심각한데 교육의 책임이 크다.

▶박상천=의약분업은 5월 중에 정부의 종합적인 대책이 나온다고 하는데 단순히 재정건전화 대책만으론 안된다. 의약분업으로 인한 불편 해소대책이 나와야 한다.

◇ 정국동향.국정인식

▶한화갑=국민의 정부에서 3년간 해온 일에 대해 면밀히 평가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당이 정부를 이끌고 가야 한다. 이를 위해 당의 정책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지지계층 확보를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안동선=인사면에서 적재적소 원칙이 지켜졌는지 짚어봐야 한다. 공권력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김근태=현 상황이 고통스럽긴 하지만 단기 처방전으로는 안된다. 국정의 큰 방향은 옳다. 그러나 시스템과 스타일에서 문제가 있다.

▶정동영=당이 제 역할을 해왔는지 반성해야 한다. 당과 청와대.정부가 현 상황에 대한 인식의 공감대를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 대야 관계

▶정대철=여야의 햇볕정책이 필요하다. 인사문제도 우리의 인식과 시중 여론이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우리 대통령이 '화해와 용서의 대통령' 으로 남도록 해야 한다.

▶김원기.신낙균=정치를 복원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 모든 문제를 대통령에게 넘기고 피동적으로 있지 않나 반성할 필요가 있다. 국회와 정치에서 대화가 복원될 수 있도록 전환이 필요하다.

◇ 김중권 대표 결산=지금의 상황은 경제적 어려움에 기인한 바 크다. 개혁이 장기화되면서 피로증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도 요인이다. 일부 정책에 혼선이 있었다. 의약분업만 해도 대통령은 고집하지 않았는데 당정이 결론을 낸 것이다.

우리가 비상한 각오로 임하면 상황을 돌파할 수 있다. 대통령은 국회나 대야관계 등의 대부분을 당에 일임하고 있다. 자성(自省)의 토대 위에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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