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새끼 호랑이들' 주전 호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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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올 시즌 젊은 선수들로 세대 교체를 단행한 해태의 '새끼 호랑이' 들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선두 주자는 포수 김상훈(24).

김선수는 프로 2년차에 불과하지만 주전 안방 마님으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김선수가 돋보이는 부분은 파워 넘치는 공격력. 7일 현재 88타수 30안타(타율 0.341)로 타격 8위인데다 홈런도 4개나 때리며 공격형 포수로 주목받고 있다.

광주일고-고려대를 거치며 국가대표로 뽑히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김선수에게는 지난해 8월 롯데와의 경기에서 9회말 어이없는 2루 악송구로 끝내기 실책을 저지른 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 포수 마스크 쓰기가 겁이 날 정도로 충격을 받았던 그는 이를 악물고 장채근 배터리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블로킹.송구 등 수비 훈련에 박차를 가해왔다.

주전 유격수로 성장한 홍세완(23)도 최근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 6일 SK전에서 2회 솔로 홈런에 이어 2 - 3으로 뒤지던 8회 역전 3점 홈런을 쳐내 5 - 4 역전승을 이끌었다. 홈런 5개가 모두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은 알짜배기다.

장충고-성균관대를 나온 홍세완은 철저한 무명이었다. 서울 연고팀들이 그를 외면해 지난해 간신히 해태에 둥지를 틀 수 있었다. 그나마 지난해 5월 왼쪽 손목 골절상을 당해 출전 기회마저 사라졌다.

그러나 6개월여 재활 기간이 그에게 보약이 됐다. 몸만들기에 주력해 시즌 들어 부쩍 힘이 붙었다. 홍선수는 "이종범 선배의 대를 잇는 해태 유격수가 되겠다" 며 공공연하게 각오를 내비치고 있다.

타바레스의 부상 때문에 '땜질용' 으로 기용된 신인 김경언(19)은 아예 주전 1번 타자를 노리고 있다.

12경기에 출전, 0.324의 타율도 쏠쏠하지만 폭넓은 외야 수비는 프로 정상급이다. 1백m를 12초에 주파하는 빠른 발까지 갖춰 공.수.주를 두루 갖춘 김선수는 "신인왕에 도전하겠다" 며 야심을 숨기지 않는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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