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박정희 기념관 선국고지원 이유 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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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박정희(朴正熙)전 대통령의 업적에 대해서는 긍정.부정 양측면이 엇갈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는 2백8억원의 국고지원 및 국민모금운동을 통한 기부금 5백억원, 이자 등 기타수입 1억원 등 총 7백9억원을 재원으로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기념사업회측이 국민모금을 시작하기도 전에 정부가 벌써 국고에서 1백8억원의 거액을 지원해 줬다는 기사를 봤다. 이웃집에 과일바구니 보내듯 거액의 국고를 함부로 집행해도 되는지 의구심이 들 뿐이다. 만약 5백억원이라는 국민모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는 어쩔 수 없이 기념관 건립사업 자체가 축소되거나 무산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지금까지 단 한푼의 국민모금도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벌써 국고를 지원해준 이유가 궁금할 뿐이다. 요즘같이 경제가 어려울 때 예산집행의 효율성을 철저하게 따지지 않고 뭣때문에 서둘러 거액을 지원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시중에 '국가 돈은 먼저 본 사람이 임자' 라는 속된 말까지 나도는 것이 아닌가.

위동환.서울 종로구 이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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