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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환의 마켓뷰] 위안화 절상 임박, 중국 본토 펀드에 주목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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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중국이 위안화를 언제, 얼마나 절상할까.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 이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은 이미 지난 6일 베이징의 기자회견에서 위안화 절상 가능성을 내비치는 발언을 했다.

위안화 절상은 중국이 고려해 온 세 가지 긴축 수단 중 하나다. 세 가지 중 첫째는 대출 금리를 올리는 것이다. 이것은 돈줄을 강하게 옥죄는 것이어서 소비와 투자에 직접적이고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아직 중국은 이 단계까지 들어서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 각종 사회 인프라와 부동산 개발 투자를 중심으로 한 경기부양책을 펴 왔는데, 대출 금리를 급속히 올리면 이런 정책을 계속해 나가는 데 큰 부담이 생기기 때문이다.

둘째는 이미 중국이 올 들어 두 차례 시행한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이다. 은행이 현금을 더 많이 갖고 있도록 해 대출을 억제하는 것으로, 자산 가격의 거품을 진정시키고자 중국은 올 1월과 2월 지준율을 연거푸 인상했다. 민간소비의 회복세가 확실하지 않고, 선진국 경제도 불투명 상황이어서 금리 인상 같은 강한 돈줄 죄기보다 다소 우회적인 지준율 인상을 우선 택한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한 가지가 바로 위안화 절상이다. 위안화 절상은 중국의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린다. 하지만 수입 물품의 단가를 낮춰 물가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수출의 희생을 통한 내수 소비의 진작’이 위안화 절상이 중국 경제에 가져올 변화인 것이다.

꼭 중국 인민은행장의 발언이 아니었더라도 위안화 절상은 지준율 인상 이후 가장 개연성이 높은 중국 긴축 정책으로 꼽혔다.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이 내수 진작에 맞춰져 있는 데다 위안화 절상은 선진국 경기 회복에도 기여하기 때문이다. 중국 제품의 수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 선진국 자체 내에서의 생산이 늘고, 선진국의 경기가 회복된다. 결국엔 중국 제품을 더 많이 팔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위안화 절상은 두세 차례에 걸쳐 총 5% 이내가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시에 큰 폭으로 인상하면 수출과 금융시장이 단기적으로 큰 충격을 받는다. 반대로 너무 여러 번에 나눠 조금씩 인상하면 추가 인상에 대한 기대를 가진 핫머니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위안화 절상은 한국 경제에도 중요한 변수다. 수출의 관점에서 보면 단기적으로 호재다.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가전·화장품·게임 등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철강·화학 업종의 경우 중국 대비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아시아 신흥국의 통화가 동반 강세를 보이며 달러 약세를 이끌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각종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른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원유·곡물 등 자원 가격의 강세를 고려하는 한편 중국 내수 경기가 좋아진다는 점을 생각해 본토 증시에 위안화로 투자하는 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장인환의 KTB자산운용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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