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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차기의 조건' 에 담긴 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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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金大中.얼굴)(http://www.cwd.go.kr)대통령이 30일 차기 대통령 후보의 조건을 구체적으로 정리했다. ▶민주.인권국가에 대한 신념▶지식기반사회의 선도적 비전▶남북간 화해.협력체제를 실현할 의지가 그것이다. 이날 방송된 불교방송(BBS) 창사 기념 회견에서다.

세 가지 모두 최근 金대통령이 그동안의 업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대목들이다. 결국 "金대통령의 통치이념을 계승.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는 의미" 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해석했다.

이는 "국민과 당원이 누구를 제일 지지하느냐가 중요하다" (4월 26일자 뉴스위크 한국판 회견)며 지지도와 애당심(愛黨心)을 강조해온 것과 달리 "차기 후보들이 어떤 이미지 관리와 행동을 해야 할지를 예시한 것" 이라고 한 고위 관계자는 지적했다. "차기 대권에 대한 욕심을 내세우기에 앞서 스스로 자질을 키워야 한다" 는 것이다.

지난 3월 말 金대통령이 "대권만 얘기하는 듯한 인상을 주지 말고, 당과 정부의 업적을 국민에게 알리라" (최고위원 간담회)고 말했던 대목을 청와대 참모들은 상기시킨다. "대선만을 의식한 듯한 행보를 자제하고 중단해야 한다" 는 민주당 김중권 대표의 언급과 같은 맥락이다.

특히 "차기 여권 후보는 金대통령의 국정운영 성공과 운명을 같이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 라고 이 관계자는 강조했다. 이는 "金대통령의 국정구상이 5년의 짧은 임기 동안 마무리되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과도 관련있다" 는 게 민주당쪽 관측이다.

金대통령의 이같은 구상은 그동안 간헐적으로 흘러나왔다. 차기 주자들의 행보도 달라지고 있다.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은 지난 3월 인도 정보산업시설을 돌아본 뒤 강연 때마다 "지식기반사회에 대비해야 한다" 고 역설한다. 정동영(鄭東泳)최고위원은 지난 2~3월 영국.일본 등의 정보산업을 시찰한 뒤 보고서를 냈다. 곧 관련 서적도 출판할 계획이다.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은 金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을 홍보하는 전도사로 나섰다. 재야 출신 김근태 최고위원은 4월 초 '한반도 평화와 경제발전 전략 연구재단' 을 발족시키는 등 남북 평화체제 구축을 최대의 과제로 제기하고 있다.

한광옥(韓光玉)청와대 비서실장도 지난달부터 강연 대열에 합류해 金대통령이 제시한 이런 국정이미지 홍보에 나서고 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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