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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최고 "대통령 당·국회장악 안좋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은 30일 "대통령이 당을 장악하고 당을 통해 국회를 장악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KBS 라디오 프로그램( '박찬숙입니다' )에서 '당권.대권 분리론' 에 대한 견해를 질문받고서다. 李위원은 "당에 책임자가 있을 수 있으나 당이 탄력성 있게 운영돼야 한다" 고 역설했다.

당내에선 李위원의 이런 발언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당 관계자는 "4.26 재.보선 패배 뒤 김중권 대표가 '대선만을 의식한 행보를 자제해 달라' (28일.고위 당직자 회의)고 촉구했음에도 차기 후보군의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고 걱정했다.

특히 '대선 행보 자제령' 에 대해 李위원은 "차기에 뜻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 열심히 뛰는 것은 바람직하다. 개인적으로 할 일이 있고, 모여서 할 일이 있다" 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노무현(盧武鉉)상임고문도 불만 섞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모든 행동을 대선 행보로만 보면 (차기 주자들은)집안에만 누워 있으라는 얘기냐" 면서 "외부 강연을 계속하겠다" 고 말했다.

김근태 최고위원은 "고위 당직자 회의에서 최고위원들에 대해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당내의 의사결정 체계를 흔드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동교동계 핵심인 한화갑 최고위원은 "차기 후보군의 각개약진은 계열사 사장들이 회사 일보다 그룹 회장 후보가 되기 위해 뛰는 꼴" 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차기 후보들에 비해 金대표와 가까운 韓위원이다. 그는 "지금은 회사를 키우는 일이 더 시급하다" 고 덧붙였다.

金대표는 "겸허한 자세로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겠다" 고 다짐했다. 대표실 관계자들은 "민심은 대선 얘기보다 경제를 살리라는 것이며, 김대중 대통령이 당의 단합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 이라고 강조했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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